연준 “불확실성 증가”…성장률 전망치 하향

2025-03-20 13:00:02 게재

인플레 전망치는 상향 … 금리 4.25~4.50% 동결

QT 속도 완화…국채 상환 월 250억→50억달러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처음으로 언급하며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수정 경제전망(SEP)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2.1%에서 1.7%로 내리고, 인플레이션 전망을 2.5%에서 2.7%로 올렸다.

다음달부터 미 국채의 월간 상환 한도를 현 250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하향 조정해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QT)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2024년 2월 29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회의'에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 열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무리하며 기준금리를 4.25~4.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성명서에는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불확실성’ 언급은 트럼프행정부 출범 이후 대대적으로 전개 중인 ‘관세전쟁’에 따른 경기침체 및 물가상승 우려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FOMC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한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는 직전 1월 회의 발표문의 문구를 삭제했다.

점도표 상 금리인하 경로에는 변화가 없었다. 분기 말마다 공개하는 경제전망에서 연준은 올해 말 기준금리(중간값)를 3.9%로 예측함으로써 연말까지 0.25%p씩 2차례 금리인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작년 12월의 예측치를 유지한 것이다. 다만 작년 12월 예측 때 FOMC 위원 19명 중 15명이 올해 2회 이상의 금리인하를 예상했으나 이번에는 11명으로 줄었다.

연준은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p 하향 조정했다. 반면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연말 예상치는 2.7%로, 연말 ‘근원 PCE 물가 상승률’(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품목을 제외한 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2.8%로 0.3%p 상향 조정했다. 트럼프 관세정책과 상대국 보복이 경기에 부정적이고 물가안정을 지연시키는 요인임을 기본 시나리오에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현재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관세에 대한 반응이라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했다.

한편 연준의 QT 규모 축소 결정은 금융시장에 안도감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연준은 이날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4월부터 연준이 보유 중인 미 국채의 월간 상환 한도를 현 250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하향 조정해 증권 보유량 감축속도를 늦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앞서 지난해 5월 미 국채 월 상환 한도를 600억달러에서 현 250억달러로 축소해 보유 증권 감소 속도를 줄인 바 있다. 이 한도를 초과하는 원금 상환액은 다시 국채에 재투자하게 된다. 주택저당증권(MBS)의 경우 월간 상한한도가 종전 350억달러로 유지된다. 파월 의장은 QT 축소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이 국채금리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QT 축소는 트럼프 정책을 뒷받침하는 조치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해 증시 전문가들은 소극적 수준의 파월 풋(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구원투수로 나서서 증시하락을 방어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으로 해석했다.

이날 연준 결정에 미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뉴욕 증시는 일제히 1%대 반등세를 나타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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