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잇따르는데…리더십은 ‘공백’, 음모론만 ‘확산’

2025-03-24 13:00:26 게재

탄핵 이후 각종 참사 이어져

탄핵 100일, 헌재 선고 감감

야 “선고 때까지 천막당사”

윤석열 대통령이 12.3 계엄으로 초래한 국가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각종 참사가 잇달아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일각에서는 정치적 이익만을 노리고 음모론을 퍼트려 혼란을 키운다. 헌법재판소가 리더십 공백을 끝내기 위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서둘러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는 대목이다.

2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지난해 12월 14일)된 지 100일이 흘렀지만 리더십 공백 사태는 계속되고 있다. 신중 모드로 들어간 헌법재판소는 아직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도 잡지 않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탄핵심판 선고도 탄핵 접수 87일 만인 24일에야 이뤄졌다. 이날까지 대행의 대행이었던 최상목 부총리가 버텼지만, 그마저 탄핵 위기에 내몰렸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최 부총리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조만간 표결에 부친다는 입장이다. 국가 리더십이 끝없이 흔들리면서 장기간 공백 상태에 놓인 것이다.

이 와중에 전국 곳곳에서 참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1월 28일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2월 25일 세종-안성 고속도로 교량 붕괴 △전국 동시다발 산불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 21일부터 전국 5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사상자와 이재민이 쏟아지고 있다.

리더십 공백과 연쇄 참사로 인해 국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근거 없는 음모론까지 쏟아내 불안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여객기 사고를 놓고 특정세력 배후설을 제기하더니, 전국 산불에도 특정국가 사람에 의한 방화설까지 퍼트리고 있다. 참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음모론을 제압할 국가 리더십의 공백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여권에서는 한 총리 탄핵심판이 늦어진 점을 아쉬워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그 어느 때보다 위기 대응 리더십이 절박한 상황에서 정부가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내일(24일) 이변이 없는 한 한 총리께서 87일 만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그 사이에 이미 여객기 참사, 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와 같은 참사가 있었던 만큼 진작 국정안정을 위해 (헌재가) 신속한 선고를 내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서둘러 리더십 공백을 근본적으로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내일부터 광화문에 천막당사를 설치·운영하며 헌재가 윤석열 파면을 선고할 때까지 광장에서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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