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책 발간 ‘안간힘’…여당 경선판 ‘출렁’

2025-03-24 13:00:27 게재

위기의 오 시장, ‘다시 성장이다’ 출간

김문수·홍준표·한동훈 “나에게 기회”

최근 잇단 악재에 직면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신의 집권 구상을 담은 책을 냈다. 위기 돌파 시도로 해석된다. 유력 차기주자로 꼽히던 오 시장이 흔들리면서 국민의힘 차기대선 경선판도 출렁인다는 분석이다.

오세훈 시장,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발표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시청 집무실 앞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검찰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연루된 여론조사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 시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오 시장은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번복 △찬탄파(탄핵 찬성) 분류에 대해 “오해” 발언 △명태균 의혹으로 검찰 압수수색 등 잇단 악재에 직면했다. 차기 경쟁에서도 밀린다는 관측이 나오자, 오 시장은 24일 자신의 저서 ‘다시 성장이다 : 오세훈의 5대 동행, 미래가 되다’를 출간하면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오 시장은 이날 발간한 저서에서 자신의 집권 구상을 밝혔다. 오 시장은 “우리가 만들 대한민국 4.0의 요체는 질적 도약을 통해 진정한 선진화를 완수한 성숙한 나라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코가(KoGA:Korea Growth Again), 즉 다시 성장이다.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3 코리아를 허황한 꿈으로만 치부할 게 아니다. 누가 대한민국 4.0을 설계하고 현실로 만들 것인가. 대한민국은 그 적임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미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였던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오 시장의 위기 돌파 시도가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여권 인사는 23일 “당내에서는 오 시장이 반탄파(탄핵 반대) 주자보다 중도확장성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기대를 거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잇단 자충수로 인해 대세론이 꺾인 모습”이라고 전했다. 비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오세훈 대세론’이 언급되곤 했는데, 허가구역 번복과 검찰 압수수색 이후에는 다들 입을 닫았다는 것이다.

결국 여권에서는 김문수·홍준표·오세훈·한동훈 등이 선두다툼을 벌이던 경선 판세가 요동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오세훈 대세론’이 꺾이면서 김문수 노동부 장관이나 홍준표 대구시장 등 반탄파 주자로 주도권이 넘어갔다는 관측이 나오는가하면 오 시장과 같은 찬탄파로 분류되던 한동훈 전 대표에게 기회가 왔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친한계 인사는 이날 “반탄파로는 대선 본선을 이길 수 없다고 보는 합리적 보수진영에서는 오 시장에게 기대를 거는 분위기가 적잖았는데, 오 시장이 자충수를 두면서 한 전 대표가 대안으로 부각되는 흐름”이라고 전했다.

찬탄파인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선두권으로 치고 나올 기회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엄경용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