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에 국내 첫 ‘고려인독립운동기념비’
고려인지원단체 ‘너머’
4월 4일 제막식 개최
러시아 연해주 등지에서 항일투쟁에 나선 고려인들의 독립운동을 기리는 기념비가 국내 최초로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건립됐다.
고려인지원단체 ‘너머’는 오는 4월 4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내에서 고려인 독립운동 기념비 제막식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기념비 건립사업은 너머가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국내에선 알려지지 않았던 고려인 독립운동가들의 역사적 공헌을 조명하기 위해 안산지역 시민단체에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 제안에 따라 그해 2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념비 건립사업을 알리는 국민추진위원회 창립총회와 100인 공동대표 연석회의가 열렸다. 이후 고려인이 가장 많이 사는 안산시가 기념비 건립 잠정 후보지로 결정되자 너머는 안산희망재단(이사장 이천환)과 함께 성금 모금에 나섰다. 모금운동에 안산시민 253명이 참여했고 여기에 너머의 출연금을 더해 건립 기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기념비 건립사업은 진전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5년 만인 지난해 고려인·한인 이주 160주년을 맞아 재추진됐고 안산시가 건립부지로 화랑유원지를 공식 제안하면서 실행에 돌입했다.
기념비는 유명 독립운동가들뿐 아니라 이름 없이 싸운 수많은 고려인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상징적 의미로 제작됐다. 연해주를 중심으로 활동한 독립운동의 역사적 맥락도 담고 있다.
이 기념비는 고려인들의 항일 독립정신을 후세에 계승하는 역사교육의 장, 한국과 고려인 공동체 간의 역사적 연대와 정체성 강화, 상호문화 도시 안산의 상징적 문화유산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은철 너머 이사장은 “기념비는 민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고려인 선열들의 정신을 후손들에게 전하는 역사적 교육의 장이자 상호문화도시 안산의 화합과 공존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