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이어 베트남도 대미 LNG·자동차 관세 인하

2025-03-27 13:00:02 게재

스타링크 시범운영도 승인 미 관세 회피용 선제 대응

베트남 정부가 미국의 보복관세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자동차, 에탄올 등 미국산 주요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추진한다.

또 미국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의 시범 운영을 승인했다.

미국과의 무역 긴장을 완화하고, 대미 무역흑자 축소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려는 복합적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산 수입품 55%에 대해 선제적으로 관세 인하를 추진하는 인도와 마찬가지 전략인 셈이다.

응우옌 꾸옥 흥 베트남 재무부 조세정책국장은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산 LNG에 대한 관세를 5%에서 2%로 인하하고, 자동차 일부 품목은 기존 45~64%에서 32%로 낮춘다고 밝혔다. 에탄올은 10%에서 5%로 인하되며, 에틸렌 원료로 사용되는 에테인(ethane)은 면세로 전환된다.

또한 냉동 닭다리, 아몬드, 사과, 체리, 목재 제품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서도 관세 인하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최혜국(MFN) 수입세율 조정안은 이달 중 공포돼 곧바로 시행될 예정이다.

흥 국장은 “이번 조치는 베트남의 주요 교역국들과의 무역수지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정”이라며 “미국과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지만 자유무역협정(FTA)은 체결되지 않은 만큼 관세 정책이 양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는 1230억~1235억달러로 중국과 멕시코에 이어 미국의 세 번째 무역적자 대상국이다.

베트남은 아직 미국산 LNG를 실제 수입한 적은 없지만 자국 내 첫 LNG 발전소 두 곳이 오는 6월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며 미국 업체들과의 장기 공급계약 협상도 진행 중이다.

같은 날 베트남 정부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인터넷 서비스 시범 운영을 승인했다고 정부 공식 포털을 통해 발표했다. 로이터는 “스타링크 승인도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수단 중 하나”라고 전했다.

PYN 엘리트 펀드의 페트리 데링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4일 보고서에서 “베트남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베트남도 미국산 제품에 상당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해 왔기 때문에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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