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심에 탄핵찬반 불길 재확산
찬성 단체들, 심판촉구 총파업·대행진
반대측 ‘탄핵불복 명분쌓기’ 결집기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집회·시위의 불길이 헌법재판소의 고심 장기화 및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재판 2심 선고를 땔감 삼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단체들이 27일 총파업과 대행진에 들어간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3차 긴급 집중 행동’의 일환으로 ‘전국 시민 총파업’을 열겠다고 밝혔다.
비상행동은 노동자를 비롯한 시민들이 연차, 반차 등을 내고 광화문으로 모일 것을 요청했다.
앞서 같은 날 총파업을 예고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연계된 일정이다.
비상행동은 서대문구 신촌역 5번 출구와 종로구 혜화역 3번 출구에 오후 2시, 서울역 12번 출구에 오후 2시 30분에 모여 광화문을 향해 행진하다 민주노총 대열과 중도 합류한다.
이후 비상행동은 오후 5시 ‘윤석열 즉각 파면 민주주의 수호 전국 시민총파업’ 집회를 이어간다.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 인근에서 오후 7시 ‘촛불문화제’를 연다. 이날 문화제에는 가수 이승환이 특별 출연한다.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단체들의 집회도 이어진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은 안국역 5번 출구 인근 삼일대로에서 철야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은 헌재 정문 인근에서 릴레이 기자회견을 연다.
탄핵 찬반측의 기류는 앞서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26일 엇갈리는 모습이다.
서울 서초구 법원 청사 앞에 모여 있던 이 대표 지지자 5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은 서울고등법원의 무죄 판결 소식에 환호 “조기 대선” “이재명 대통령” 등을 외쳤고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반면 600여m 떨어진 법원삼거리 앞에서 열린 이 대표 구속 촉구 집회에서는 “빨갱이 판사들을 처단하라” “저자들(판사들)을 박살 내야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사회자가 “법원이 미쳤다. 재판부는 이재명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비난하자 참가자들 사이에선 고성과 욕설이 쏟아졌다. 집회 후에도 이들은 “빨갱이들” “자유민주주의는 죽었다”며 분노를 표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채팅방 등에서 “헌재도 이재명의 눈치를 보게 됐다”는 등의 해석을 내놓으며 더 전의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최수영 디아이덴티티 소장은 “이 대표 무죄선고로 ‘윤 탄핵 = 이재명 대통령’ 공식이 가시화되면서 반명 성향 중도층도 불만을 품게 됐다”며 “이를 명분으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탄핵불복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