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 뛴 ‘달 착륙주’ 인튜이티브 머신스

2025-04-01 13:00:06 게재

트럼프 우주개척 발언 급등 2026년 흑자 전환이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성 개척’ 선언과 맞물리며 주가가 10배 넘게 치솟았던 우주 탐사 스타트업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가 올해 실적과 수익모델 증명에 나선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민간 달 탐사 프로젝트 핵심 파트너로 불리지만 아직은 적자기업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향후 수익성 확보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2013년 설립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소재의 우주탐사 전문 기업으로, 스티븐 알테무스 전 나사 부국장 등 3명이 공동 창업했다. 우주 장비 설계와 제작, 운영을 주력 사업으로 하며, 나사가 추진하는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 계획은 나사가 민간 우주기업에 장비 운송과 탐사 서비스를 위탁하는 형태로,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이 중 세 건의 계약을 따냈다.

가장 주목받은 순간은 지난해 2월 22일, 이 회사가 개발한 IM-1(오디세우스) 우주선이 달 표면에 착륙하면서다. 민간 기업으로선 최초다.

이어 2025년 3월 6일 두 번째 탐사선 ‘아테나’가 달 남극 인근에 도달했으나 완벽한 착륙은 아니었다. 하지만 인류 역사상 달 남극에 가장 근접한 지점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아 있다. 2026년 세 번째 발사가 점쳐진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나사의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의 핵심 통신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달 궤도 중계위성과 달 표면 지형 차량(LTV) 개발도 수주한 상태다. 최대 10년짜리 장기 계약을 통해 확보 가능한 잠재 매출은 약 48억2000만달러(약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주가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주개척 언급 이후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았다. 2024년 초 2달러대이던 주가는 2025년 1월 24일 장중 한때 24.95달러까지 급등, 불과 1년 만에 10배 이상 올랐다. IM-2 발사 기대감도 상승세를 부추겼지만, 발사 지연 및 착륙 실패 소식이 전해지며 최근에는 최고점 대비 70% 하락한 8달러 안팎으로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2023년 2월에 나스닥에 상장했다. 실적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59% 증가한 5847만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4분기에는 5466만달러로 컨센서스(5757만달러)를 하회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07달러로 적자를 기록했으나, 예상치보다는 양호했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오히려 25% 가까이 급등하며 기대감을 반영했다.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를 3억6568만달러로, 내년에는 4억9705만달러로 제시했다. 특히 2026년을 흑자 전환 시점으로 못 박은 만큼, 수익성 확보 여부가 향후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다만 경쟁은 만만치 않다. 이미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등 거대 민간 우주기업이 달 탐사 시장에 뛰어든 상황에서 기술력과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나사와의 장기 파트너십은 분명 강점이지만, 단순한 ‘우주 테마주’에서 벗어나 실질 수익 모델을 입증해야 주가가 장기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래프는 최근 우주 테마주로 부상한 로켓랩(RKLB)과 인튜이티브 머신스(LUNR)의 주가 비교표이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시가총액은 약 14억달러로, 로켓랩(84억달러)보다 작아 주가 등락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두 회사 주가는 달 탐사 일정과 실적 발표 때마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도 유의점이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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