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해수담수시설 ‘공업용’ 활용

2025-04-03 13:00:06 게재

시, 2일 보고회 개최

11년 동안 가동 안해

2000억원에 이르는 국책사업이지만 주민들이 거부해 애물단지 신세였던 부산 기장해수담수시설이 가동중단 11년 만에 활용처를 찾았다.

기장해수담수화 시설 2000억원에 이르는 국책사업이지만 주민들이 거부해 애물단지 신세였던 부산 기장해수담수시설이 가동중단 11년 만에 활용처를 찾았다. 사진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은 2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장해수담수화시설을 동부산지역 산업단지들이 사용할 공업용수 시설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시는 기자회견 전 부산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방안 보고회를 개최해 이 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장해수담수화시설은 기장과 일광 하수처리장에서 방류하는 하수를 여과처리 한 후 동부산 산단에 공업용수로 공급한다. 시는 799억원을 투입해 시설개보수 및 24km 송수관을 설치한다. 정상 가동되면 1톤당 800원에 하루 3만6000톤의 공업용수를 산단지역 기업들에게 공급한다. 관로 건설 등을 거치면 기장지역 산단 공급은 2030년부터 가능하다.

동부산 산단 입주기업들은 그동안 공업용수가 공급되지 않아 1톤당 2410원을 주고 생활용수를 사용해 왔다.

이는 서부산 산단에 공급되는 공업용수(1톤당 1140원)보다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시는 또 기장해수담수화시설 일부는 물산업 연구개발(R&D) 및 기술검증 실증시설로 조성한다. 이곳에서는 특화된 해수담수 기술에 대한 전문적인 실증과 연구를 진행한다.

박형준 시장은 “동부산 산단에 안정적으로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오랜 기간 유휴상태였던 해수담수화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부산을 국내 최고 수준의 물산업 선도도시로 변모시키겠다”고 말했다.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은 2009년 착공해 2014년 말 건설이 완료됐다. 세계 최대 규모 역삼투압방식 해수담수시설로 국비 823억원, 시비 425억원, 민자 706억원 등 사업비만 1954억원이 들어갔다.

시는 바닷물을 활용해 하루 4만5000톤의 수돗물을 생산하고 기장 주민들에게 공급하려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좌절됐고 활용방안을 찾는데 11년이 걸렸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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