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충격에 미 지수선물 폭락…코스피 2.7% 하락 출발
예상보다 높은 관세율 … 무역전쟁 심화 초래
국내 경제 수출 측면에서 상당한 악영향 우려
주요국 재보복 수위 및 강도 주목해야 할 변수
예상보다 강한 미국의 상호 관세 충격에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 선물이 폭락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도 2.7% 하락출발하며 2500선이 다시 무너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내용은 시장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평가되며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고조시킬 전망이다. 국내 경제 또한 수출 측면에서 상당한 악영향이 우려된다. 앞으로 주요국의 재보복 수위 및 강도 또한 주목해야 할 변수다.
◆나스닥 선물 4.26% 폭락 =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아시아 선물시장에서 나스닥100 선물은 전장보다 4.26% 폭락하고 S&P500 선물은 3.44% 하락한 채 거래 중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요 기술주 주가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며 애플은 5.71% 하락, 엔비디아는 3.5% 떨어졌다.
간밤 뉴욕증시는 3대 주요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으나, 장 마감 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보편관세 발표 후 선물 지수가 2~4%대 급락한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하고 주요 국가에 추가로 개별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상호관세율은 25%다. 소위 더티 15개국 등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더욱이 20%의 상호관세율이 부과된 EU보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아시아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율이 예상보다 높았다. 한국에 25%의 상호관세율이 부과된 동시에 중국 34%, 일본 24%, 대만 32%, 베트남 46%, 태국 36% 등 주요 아시아 교역 상대국은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매우 이례적인 도박과 같은 행태”라며 “교역국의 맞대응을 초래해 무역전쟁 심화 공급망 불안정,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증시 4.5% 폭락 3만5000선 붕괴 =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등으로 한때 1600포인트 넘게 폭락하면서 3만5000선이 붕괴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개장하자마자 하락세를 이어가 오전 9시 10분께 전날 종가인 3만5725보다 4.5% 떨어진 34,102를 기록했다. 올해 기준으로 닛케이지수 하락 폭이 가장 크다
엔달러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직후 엔화 강세로 150엔대에서 한때 147엔대까지 떨어졌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148.2엔대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이 사실상 미국에 46%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판단해 24%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최악의 시나리오 = 미국 상호관세 발표 내용은 시장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로 발표되면서 국내 경제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 리스크에 노출될 여지가 커졌다. 당장 자동차 등 주요 수출제품의 대미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며 베트남 생산기지를 통한 우회 대미 수출 역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부터 대미 혹은 대아세안 수출 둔화 등으로 국내 성장률의 추가 둔화 압력이 높아져 일부에서 언급되던 올해 0%대 성장률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라며 “동시에 헌재의 탄핵 결정이 변수로 남아 있지만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즉 1500원선을 재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증시에서도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 리스크에 노출될 여지가 커져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3일 장 초반 코스피는 2.7% 하락 출발한 뒤 9시 27분경 2460선 부근에서 등락 중이다.
이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31억원, 1549억원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은 3174억원 순매수 중이다.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24억원 매도 우위다.
코스닥 또한 2.06% 하락 출발한 뒤 낙폭을 줄이고 있다. 개장 직후에는 669.85까지 내려 장중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10억원, 225억원 순매도하고 있고 외국인이 258억원 순매수 중이다.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가 장중 하락하고 있다. 상호관세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채권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10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0.1원 내린 1466.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4.4원 오른 1471.0원에 개장한 후 1472.5원까지 올랐다가 한 때 1464.3원까지 떨어졌다. 장 초반 환율 상승에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에 따른 위험 회피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