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글로벌모터스 파업 길어지나

2025-04-04 13:00:03 게재

노조, 중재안 수용 보류

1개월 집중교섭 역제안

노사민정 대타협으로 만들어진 광주글로벌모터스(GGM) 파업이 길어질 전망이다. 최근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가 내놓은 조정 및 중재안에 대해 회사가 수용 입장을 밝힌 반면 노동조합이 보류와 함께 1개월 집중 교섭을 역제안해서다.

4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GGM노조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 달간 평화기간을 갖고 집중 교섭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자”며 조정 및 중재안 수용을 보류했다. 노조가 사실상 수용 거부 입장을 밝힌 이유는 ‘35만대 달성 때까지 파업 유보’ 조항이 들어있어서다. 지난 2021년 경형 SUV 차량을 첫 양산한 GGM 누적 생산량은 16만여 대다.

노조는 이날 “조정 및 중재안은 사실상 2027년까지 노동 3권을 제약하며 파업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면서 “사용자에게는 조합비 일괄 공제 등 일반적이고 최소한의 의무만 지우고 노조에는 마지막 권리인 파업권을 달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 10월 월 급여 7%(15만9200원) 인상과 상여금 300%, 호봉제 도입과 자유로운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했으나 교섭 결렬로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의 핵심 쟁점이 된 ‘35만대 달성 때까지 파업 유보’는 지난 2019년 회사 설립에 앞서 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작성된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근거로 하고 있다. 협정서는 안정적인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 상생노사발전협의회를 통해 제반 근무 환경 및 조건 등을 협의하도록 했다. 또 협의회 유효기간을 누적 생산 목표 35만대 달성 때까지로 정했다. 주주단과 회사는 이를 근거로 파업 중단을 요구했으나 노조는 노동조합 설립 이전에 만들어져 새로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맞서왔다.

이를 둘러싸고 파업이 길어지자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는 지난 2일 GGM 경영진에게 △노조와 상생협의회 활동에 필요한 사무실 제공 △조합비 일괄 공제 △단체교섭 때 근로시간 면제 범위 확대(4시간→8시간) △공급물량 확대(2교대 도입) 및 신규 모델 도입 등 목표 제시 △공동근로복지기금 확대 등을 권고했다.

또 노조에는 35만대 생산목표 달성 때까지 △파업 유보로 고용 안정 △노사상생협의회 역할 존중 △35만대 생산목표 조기달성을 위한 2교대 근무 적극 협력을 주문했다.

이에 광주시와 회사는 미국의 상호 관세 폭탄 등을 감안해 수용 입장을 밝힌 반면 노조는 조정 및 중재안 수용을 보류한 채 집중 교섭을 역제안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조가 교섭을 원하면 언제든지 응할 계획이다”면서도 “노조가 먼저 조정·중재안 수용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GGM은 2019년 광주시 산하 광주미래차모빌리티진흥원과 현대자동차, 광주은행 등이 출자해 설립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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