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글로벌 무역전쟁 격화…미·중 추가 격돌·주요국 대응 주목

2025-04-07 13:00:32 게재

관세발 경기 침체 공포 확산 … 글로벌 증시 연쇄 폭락

코스피 5%·닛케이 8%↓… 나스닥100 선물지수 5%↓

3월 물가지수·FOMC 회의록 … 1분기 실적시즌 본격화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국제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보복관세 맞대응과 미 정부의 재보복으로 인한 추가 격돌 여부 및 주요국의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관세 발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주 글로벌 증시는 연쇄 폭락했다. 특히 뉴욕 증시가 최근 이틀 연속 폭락하면서 국내 시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주에는 3월 물가지수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 4월 기대인플레이션 발표가 잇따른다. 또 미국 S&P500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고, 삼성전자 잠정 실적이 발표되면서 주중 변동성이 큰 폭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급락, 환율은 오르고.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6.17p(4.31%) 내린 2359.25로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27.9원 오른 1462.0원, 코스닥지수는 20.37p(2.96%) 내린 667.02로 시작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상호관세 폭탄’에 따른 글로벌 무역전쟁 심화 우려 속에 7일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가 장 초반 또다시 급락했다.오전 9시 15분 기준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8.27% 폭락하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5%대 급락했다. 코스피200선물은 장초반 5%대 급락세를 보이며 작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미국, 중국 보복 대응에 어떻게 반응할까 예의주시 =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10% 기본 관세가 지난 5일 발효된 가운데 오는 9일 각 국가별 상호 관세가 부과된다. 이번 주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라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정부가 중국의 보복 대응에 어떤 조치를 취할 지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4일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10일 낮 12시 1분을 기점으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관세위는 이날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는 국제무역의 규칙에 부합하지 않으며 중국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전형적인 일방적 괴롭힘”이라며 “미국이 일방적 관세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평등·존중·호혜 원칙에 따라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협의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이 소셜미디어(TruthSocial)를 통해 “중국은 당황했고, 감당할 수 없는 악수를 두었다(played it wrong)”는 격렬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관세를 보복관세로 받아칠 경우 더 강하게 대응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향후 글로벌 무역 갈등 및 성장 둔화 우려는 더 확산할 것으로 판단된다.

트럼프의 재보복 여부와 함께 주요국들의 대응조치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13일 대미 관세를 예고했던 유럽연합(EU)은7일 EU 통상장관회의를 열고, 11~12일에는 EU 재무장관회의(ECB 참석)를 통해 트럼프 관세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60% = 트럼프의 관세 부과로 인한 미국 경기에 대한 비관론은 더 강화되고 있다. 미국의 침체 확률이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 따르면 올해 미국 침체 가능성은 지난 2월 말 23%였으나 6일 기준 60%대를 돌파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부과 이후 다른 국가의 보복관세와 미국의 기업 심리 약화, 공급망 중단 등이 뒤따르며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블룸버그에서는 아직 30%로 확인되지만 이는 최근 상호 관세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상호 관세 부과 후 예측 플랫품 Kalshi에서는 61%, JP모건은 60% 등으로 상승하는 상황으로 일부 기관 및 플랫폼은 이미 침체를 가정하기 시작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관세 충격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연준의 정책적인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어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애틀란타 연은에서 추정하는 모델이 1분기 GDP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추정한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애틀란타 연은의 GDPNow 모델에 따르면 지난 3일 현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연율 기준으로 -2.8%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4/1 일 -3.7% 보다 마이너스 폭은 축소되었지만 1분기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보통 침체 확률 컨센서스가 50%를 넘어서 60~70%까지 조정 압력을 받다가 저점을 형성한다”며 “상호 보복 관세가 지속 및 확대될수록 침체 확률은 더욱 뚜렷하게 상승하게 될 것이고, 주식시장은 관세 쇼크 완화를 확인할 때까지 계속해서 침체 및 위기 시나리오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물가지수·고용동향·통화정책 주목 = 경기침체 확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주 발표되는 물가지수와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0일에는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헤드라인지수는 지난 1월 전년 동월대비 3.0%에서 2월 2.8%로 5개월 만에 둔화된 가운데 이번에도 2.6% 내외로 추가 둔화가 예상된다. 근원 CPI도 지난 1월 3.3%로 반등 후 2월 3.1%로 둔화된 가운데 동 수준 또는 추가 둔화 가능성이 있다. 이날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도 나온다. 11일에는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나온다. 전월 대비 0.2% 상승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압박했다. 이에 파월 연준 의장은 “관세 인상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물가상승과 성장률 둔화폭 또한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분기 인플레이션도 상승 가능성이 있어 통화정책의 적절한 경로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반박했다. 트럼프와 파월 의장의 대립각이 심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에는 3월 FOMC 의사록 공개가 예정되어 있고 연준 인사들의 연설이 잇따른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의 영향을 두고 미국 중앙은행(Fed) 내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지난 3월 회의에서 △2회 연속 금리 동결 △경제 평가 및 연간 전망치 하향 △인플레이션 평가 및 연간 전망치 상향 △트럼프 정책에 따른 통화정책 영향 등과 관련한 상세한 내부 논의를 가늠할 수 있다.

◆미국발 아시아 증시 폭락…환율 급등 = 7일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가 장 초반 또다시 급락했다. 이날 한국시간 오전 9시 15분 기준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평균 8.27% 폭락했다.

국내 코스피지수는 9시 28분 기준 5.12% 떨어졌다. 지수가 급락하면서 9시 12분부터 17분까지는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지수의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이 1분 이상 지속될 때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을 정지하는 조치다.

한국 시간 오전 9시 5분 기준 미국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4.27%)과 나스닥 100 선물(-5.50%),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선물(-3.56%) 등도 급락세다.

2일부터 본격화된 트럼프의 상호관세 리스크가 모든 것을 삼켜버리면서 잇따른 증시 급락을 초래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7.9원 급등한 1462.0원에 개장했다. 일본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은 1000원을 넘어섰다.

주요 6개국 통화(유로화·엔화 등)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7 내린 102.846 정도다. 지난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국내 증시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해소를 지지대 삼아 비교적 선방했다. 그러나 관세 여파가 글로벌 증시에서 진정되기는커녕 투매 분위기로 흐르면서 투자심리가 다시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국고채 금리 하락세도 지속 중이다. 이날 오전 9시 43분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3bp(1bp=0.01%p) 내린 연 2.422%를 기록 중이다. 국고채 5년물은 4.5bp 내린 2.500%, 10년물은 3.0bp 하락한 2.662%, 30년물은 4.1bp 하락한 2.471%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확산하는 관세 충격에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락 중인 여파로 풀이된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며 4일 3.99%까지 떨어졌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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