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리스크’에 글로벌 금융시장 초토화
아시아·유럽증시 ‘블랙먼데이’ 재현
뉴욕증시, 기록적 롤러코스터 장세
국제유가·금값 3거래일 연속 하락
국채금리·달러↑… 외환시장 변동성
트럼프발 관세폭탄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초토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와 경기침체 우려로 아시아와 유럽증시가 폭락하면서 블랙먼데이를 재현했다. 뉴욕증시는 미 행정부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으로 10여분 간 사상 초유 급등락을 기록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국제유가와 금값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 국채금리는 하루 새 급등하고 달러도 강세를 보이며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아시아 증시는 홍콩 항셍(-13.2%), 일본 닛케이(-7.8%) 중국 상해(-7.3%) 대만 가권 (–9.7%) 코스피 (-5.6%) 등 일제히 폭락세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 상품에 34%의 보복관세를 물린다고 발표한 중국을 향해 6일(현지시각) “중국의 막대한 (대미) 무역 흑자가 지속되는 한 협상은 없다”고 잘라말해 시장의 공포심을 키웠다.
유럽증시도 미 관세 충격파에 4~5%대 폭락 마감했다. 2022년 3월 초 이래 최악의 장세였다. 이날 유럽 대형주지수인 유로스톡스50은 전 거래일보다 4.6% 급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600도 4.5% 폭락했다. 프랑스 CAC40(-4.78%), 독일 닥스(-4.13%), 영국 FTSE100(-4.64%) 등 유럽 주요국 대표 지수가 모두 4%대 급락했다.
뉴욕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친 끝에 앞선 소폭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장중 낙폭을 회복하며 강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투자자들이 관세정책 관련 뉴스에 시선을 집중하며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리는 과정에서 다우지수는 사상 최대 하루 등락폭을 보이는 등 기록적인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S&P500지수는 개장 초 4835.04로 저점을 낮추며 장중 한때 약세장 구간에 진입하기도 했다. 나스닥 역시 오전 장중 낙폭이 5%대에 달하며 3일 연속 급락장을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장 초반 미국의 관세 부과 유예 관련 가짜뉴스로 변동성이 큰 폭으로 확대된 가운데 이후에도 트럼프의 대중 50% 관세 추가와 여타 국가와 협상 등 트럼프의 발언, 낙폭과대 빅테크 M7주를 중심으로 한 기술적 매수세 유입 등 상하방 재료가 혼재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가짜뉴스로 나스닥이 한때 -5%대에서 +4%대까지 순식간에 급변했다가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연출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짜뉴스 하나에도 미국 증시가 크게 요동을 치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트럼프 관세 리스크에 민감해졌으며 관세정책 완화에 대한 절박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며칠 새 급락했던 미 국채금리는 하루 새 급등(채권가격 급락)하며 4%대 위로 올라섰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18%로, 전 거래일3.99%보다 19bp(1bp=0.01%p) 올랐다. 관세가 초래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각된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국제유가와 금값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투자자들이 연일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7일 5년 만에 최대폭인 33.7원 뛴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2원 높은 1471.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