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선택’ 정책연합이냐, 공동정부냐

2025-04-09 13:00:02 게재

집권로드맵, 당내 경선 - 범야권 정책연대

야권 단일후보 시도하지만 거부감도 상당

조기대선을 50여일 남겨놓은 가운데 일관되게 높은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표직에서 사퇴하고 본격적인 정권교체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내 경선을 통과하고 진보진영을 하나로 모은 뒤 전폭적 지지를 얻어 당선으로 가는 로드맵을 그려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권한대행을 맡을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의사봉을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탄핵찬성 세력을 하나로 모아 합의한 정책을 공약으로 채택해 집권때 실행하는 ‘정책연합’ 형태로 갈 것인지, 국정을 같이 운영하는 공동정부 형태로 갈 것인지 주목된다. 촛불연대를 하나로 규합하지 않고 ‘친문계의 민주당 정부’로 간 문재인정부의 패착을 반복해선 안된다는 반성에서 나온 대안들이다.

9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비명계나 소수정당이 말하고 있는 오픈프라이머리는 법적으로,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우선 각 정당에서 대선 후보를 내놓고 진보진영의 단일 후보를 만드는 방식으로 탄핵연대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압도적 지지를 현실로 받아들여 이 대표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그 근거로 ‘여론조사 꽃’의 조사를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여론조사 꽃의 조사를 보면 국민 70.1%가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답했다. ‘가장 적합한 대권 주자’로는 45.3%가 이 대표를 꼽았다. 뒤이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7.8%)을 37.5%p 차이로 앞섰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중에서는 82.5%가 이 대표를 지지했다.(지난 4~5일 전화면접방식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지도부는 ‘어차피 진보진영 후보는 이재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추대론’까지 나오기도 했다. 비명계와 소수정당이 제안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는 민주당 지도부가 사실상 거부하면서 물 건너갔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이미 양자대결이나 다자대결에서 30% 후반대에서 50% 초반대에 이르는 지지율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는 사실”이라며 “그것 자체를 현실에 기초해서 보는 것”이라고 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가 과연 시너지가 날 거냐에 대한 부분이 있는 것 아니냐”며 “후보의 경쟁력으로 봤을 때 그것을 결정적으로 봐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당내 경선을 거쳐 이 대표가 후보로 선출되면 소수정당이나 시민단체에서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박 수석부대표는 “헌정파괴 세력과 헌정수호 세력의 마지막 결정적 싸움이 이번 대선이라고 보기 때문에 헌정수호 세력의 단일대오로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강력한 대선후보를 만들어야 이 대선을 확고하게 치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압도적인 지지를 통해서 큰 힘을 몰아 가면서 내란세력과 확실한 경쟁력을 통해서 우위에 있는 선거 구도를 설정하는 것이 맞다”며 “단일화보다는 야권의 단일 후보로 가야만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진보진영 전체가 ‘이재명 후보 추대’로만 가는 모양새엔 거부감이 만만치 않다. 소수정당이 들러리로 비칠 수 있어서다. 따라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소수정당이나 시민단체, 원외정당 등이 요구하는 정책들을 공약으로 채택하고 국정운영에 같이 참여하는 방식까지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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