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부실채권 시장…전업사 99.8% 매입

2025-04-10 13:00:02 게재

작년말 은행 부실채권 14.8조 … 비은행권 중심 연체율 급상승

경기 침체로 채무상환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부실채권(NPL)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연합자산관리 등 NPL 전업사들이 부실채권을 대부분 매입하고 있으며 시장 확대에 따른 경쟁도 낮아졌다.

10일 삼정KPMG(회장 김교태)가 발간한 ‘부실채권(NPL) 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전체 시장 내 NPL 전업사 비중이 90% 이상으로 높아졌으며 지난해 기준 전체 NPL 투자 건수 대비 98.7%, 규모 대비 99.8%를 NPL 전업사가 매입했다.

지난해 3분기 NPL 시장은 전업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과점 구조를 보이고 있다. 해당 기간 NPL 매입 규모는 연합자산관리(9017억원, 39.3%)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대신F&I(5065억원, 22.0%), 키움F&I(4006억원, 17.4%), 우리금융F&I(833억원, 3.6%), 하나F&I(812억원, 3.5%) 순으로 나타났다.

2020~2022년 NPL 시장 축소 대비 입찰에 참여하는 기관수가 증가하면서 경쟁률이 상승했고 평균 매입률도 2023년(87.2%)까지 지속 상승했지만 지난해 시장 확대로 매입률(79.5%)은 하락했다.

보고서는 평균 매입률이 하락하면서 전업사들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 유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말 기준 국내 은행의 NPL 규모가 14조8000억원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 은행들이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해 2023년부터 적극적인 부실채권 매각에 나서고 있으며, 지난 한 해 동안 매각 규모는 8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건정성 악화를 우려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2.18%로, 주택담보대출(1.1%)보다 기타대출(2.73%)이 높은 수준을 보이며 연체율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기업대출 연체율(6.4%)은 전년 동기(4.23%) 대비 2.17%p 상승했다.

상호금융조합의 지난해 상반기 연체율은 4.38%, 3분기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8.39%로 크게 올라갔다. 부실채권비율도 전년 동기 3.91%에서 6.63%로 급증했다.

보고서는 올해 NPL 시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는 내수 및 수출 둔화, 높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PF 리스크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존재하며, 이에 따라 NPL 공급은 비은행권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정환 삼정KPMG 전무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무역갈등 심화가 글로벌 경기 둔화를 야기하며 국내 기업과 비은행권의 연체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NPL 시장은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금리 동향,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등 다양한 변수에 대응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이경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