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내경선 결선 ‘양자 대결’로

2025-04-10 13:00:09 게재

1차 경선에서 ‘여론조사 100%’로 4명 압축

2차 ‘당원 50%·여론조사 50%’로 2명 선발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일정과 방식을 10일 확정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1차 경선에서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한 뒤 2차 경선에서 2명을 남겨 ‘양자 대결’ 결선을 치러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방안이 통과됐다.

또 1차 경선은 ‘국민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2차 경선과 결선은 ‘국민여론조사 50%, 당원투표 50%’로 치르기로 했다. 오는 14~15일 후보자 등록을 받고 16일 서류심사를 통해 1차 경선 진출자를 결정, 최종 대선 후보는 5월 3일로 하는 안을 확정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차 경선을 국민 여론조사 100%로 한 것은 오픈 프라이머리라든지 민심 반영 비율을 높여야 된다는 요청들이 많이 있어서 민심 눈높이에 맞는 후보들이 4인 경선으로 갈 수 있도록 결정했다”면서 “4인 경선과 2인 경선은 선거인단 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로 했는데 이것은 당원과 민심을 모두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4인 경선에서 50%가 넘는 지지를 받는 후보가 나올 경우에는 양자대결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본선 후보가 될 수 있는 만큼 여권 대선 주자들은 여론조사와 당원투표 비율, 4자 대결과 양자 대결 등의 경선 룰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 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이 경선에서 어떻게 반영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기 때문이다.

국민여론조사와 당원투표 비율과 관련해 당원투표(당심) 비중이 줄고 국민여론조사(민심) 비중이 늘면 찬탄파(탄핵 찬성파)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계산 하에 후보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탄핵에 찬성한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진정 이재명을 이겨야 한다면 민심이 원하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며 일반국민 여론조사 100%로 후보를 선출하는 ‘완전국민경선 도입’을 주장했다.

지난 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도 당심보다는 민심 비율을 높이는 안을 제시했다. 안 의원은 “시스템을 잘 설계해서 (민심·당심 비율을) 5대5가 아니라 좀 더 높여야 한다고 본다. 8대 2도 좋다”고 말했다.

또다른 찬탄파인 한동훈 전 대표 측도 ‘본선 경쟁력’을 위해서는 민심 반영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결선을 양자 대결로 치르는 방안에 대해서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9일 페이스북에 “양자 경선 운운은 탄핵 대선판을 모르는 사람들의 탁상공론”이라며 “원샷 4자 경선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자 경선을 하면 감정이 격앙돼 경선 후 봉합이 어렵다”며 “4자 경선을 하면 3·4등은 어렵지 않게 합류할 수 있고, 2등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밝혔다.

양자 대결 시 반탄 후보와 찬탄 후보의 1대1 대결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반탄 후보 중에서는 현재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입지가 큰 만큼 홍 시장으로서는 이를 분산시킬 수 있는 다자구도가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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