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관세 유예로 뉴욕증시 급등…한·일·대만 증시 ‘반색’
국제유가 4.6%↑비트코인 8.2% 급등 … 금값 3% 상승
미·중 관세 갈등 격화 우려 … EU 보복 조치 여부 확인
트럼프 상호 관세 유예에 뉴욕증시가 급등했다. 국내 주식시장과 일본 시장도 반색하며 5%대, 8%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대만 가권지수는 장 초반 9.3% 급등 출발했다. 국제 유가와 비트코인 등 여타 자산가격도 급등하고 국채금리도 상승했다. 다만 미국이 중국 관세율은 125%로 상향하며 미중 관세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타 국가들 또한 90일간의 시간이 주어진 것일 뿐 협상에 따라 자산시장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코스피 단숨에 5% 올라 2400선 회복 = 코스피가 10일 미국의 관세 유예 조치와 그에 따른 미국 증시 급등 영향으로 장 초반 5% 넘게 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4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4.24포인트(4.98%) 오른 2407.94를 나타냈다. 지수는 전장보다 101.43포인트(4.42%) 오른 2395.13으로 출발한 뒤 급등세를 유지 중이다. 개장 직후 2420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오전 9시 6분에는 코스피200선물지수가 6% 가까이 치솟으면서 코스피 프로그램 매수 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 조치가 발동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1198억원, 332억원을 순매수하며 오랜만에 동반 ‘사자’를 나타냈다. 개인은 1516억원의 매도 우위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6168억원 순매수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98포인트(4.66%) 오른 673.37이다. 지수는 26.73포인트(4.15%) 오른 670.12로 출발한 뒤 4%대 상승 폭을 유지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169억원을 순매수하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6억원, 18억원 순매도 중이다.
◆기술주 일제히 급등 = 미국 증시에서는 장 초반 중국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84% 보복관세 부과 등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 하락 출발했지만 장중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 간 유예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협상 기대감 부각된 영향으로 뉴욕증시 3대 지수(다우 +7.87%, S&P500 +9.52%, 나스닥 +12.16%)는 급등세로 마감했다. 단숨에 상호 관세 부과 이전 수준까지 올랐다. 그동안 수출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필 반도체 지수의 경우 18.73% 상승했고, 침체 우려에 시름했던 중소형 지수 러셀2000은 8.7%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빅테크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상호 관세 부과 후 낙폭이 깊었던 테슬라가 22.7%, 애플이 15.3% 상승했고, 엔비디아도 18.7%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그리고 알파벳과 메타도 10%대의 상승세로 마감했다.
최근 수일간 낙폭이 깊었던 WTI 유가는 이날 4.65% 상승한 62.3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도 3.7%, 비트코인 8.2% 오르는 등 여타 자산 가격도 급등했다.
시장금리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단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정책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물은 전일비 18.2bp 상승한 3.91%를 기록했고, 10년물의 경우 4.15bp 상승한 4.33%로 마감했다.
◆환율 38원 급락 출발 = 원달러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보다 38.1원 내린 1446.0원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145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오전 9시 27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28.3원 하락한 1455.8원이다.
달러 인덱스(DXY)는 102.9로 마감하여 하루 동안 약간의 하락세를 보였다. 엔화 대비 달러(USDJPY)는 147.73로 하루 동안 0.99% 상승하며 엔화의 약세를 보였다.
◆관세전쟁 현재 진행형 = 하지만 중국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84% 관세 부과와 이에 대한 미국의 보복성 대중 관세 125% 인상 등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잔존한 상황이다. 협상 타결시 중단될 예정이지만, 유럽연합(EU) 또한 15일부터 미국산 상품에 25% 보복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별 25% 관세는 유지되고 향후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예고된 점도 관세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중 맞불 전쟁이 강대강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10% 보편관세 및 자동차 25% 관세에 따른 글로벌 무역량 감소 및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