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삶의 질 높이고 의료비 부담 낮춘다”

2025-04-10 13:02:04 게재

‘재가 의료급여’ 사업성과 탁월

맞춤형 지원으로 일상회복 도와

1인당 월 372만원 의료비 절감

경기 부천시가 선도적으로 시행한 ‘재가 의료급여’ 사업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장기 입원 환자들이 일상을 되찾도록 도와 삶의 질은 높이고 의료비 지출을 줄여 시 재정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이순호 의료급여 관리사가 대상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이순호 의료급여 관리사가 대상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부천시 제공

9일 부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9년 보건복지부의 재가 의료급여 시범사업에 참여, 사업이 전국으로 확대된 현재까지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시는 지난 2월 재가 의료급여를 확대하기 위해 의료기관 3곳과 추가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의료기관 3곳을 포함, 현재 부천에는 의료기관 6곳이 의료급여 관리사와 협력해 대상자별 맞춤형 돌봄계획 수립, 건강상태 모니터링, 집중교육 및 상담, 방문 의료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재가 의료급여’는 동일상병으로 31일 이상 입원했던 의료급여수급자가 퇴원 후 집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의료 돌봄 식사 이동지원 등 필수 서비스부터 주거 개선, 냉난방 용품, 필수 가전·가구 등 선택 서비스까지 12종의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재가 서비스 외에 지역자원을 연계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부분까지 빈틈없이 지원한다.

시는 7명의 의료급여 관리사를 3개 구청에 나눠 배치해 220명의 퇴원 의료급여 수급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들 관리사는 장기 입원 환자들이 퇴원 후 지역사회의 품으로 돌아와 새로운 삶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뇌 병변 장애와 고혈압, 당뇨병을 앓고 있는 김 모(67)씨는 10년 간 병원을 전전하며 입원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나 의료급여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맞춤형 지원을 받으면서 퇴원할 수 있게 됐다. 이순호 소사구 의료급여 관리사가 김씨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건강상태와 생활환경을 세심히 살폈고 적절한 임시 주거지를 찾았다. 김씨는 관리사의 제안에 따라 임시 주거지에서 적응 기간을 거쳤고 이후 적합한 새 거처로 이주해 안정적인 자립생활을 시작했다. 김씨는 “퇴원해서 혼자 사는 게 겁도 났지만 관리사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긴 병원생활을 끝내고 시작한 새로운 생활이 무척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김씨처럼 오랜 입원 생활을 끝낸 대상자들의 경우 의료비 부담도 줄었다. 부천시가 2024년 기준으로 사업 대상자들의 퇴원 전후 3개월 간 의료비를 비교한 결과 대상자 1명당 월평균 약 372만원(81.4%)의 의료비가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입원에 따른 과도한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동시에 시가 분담하는 의료비 부담을 낮춰 시 재정 효율화에도 기여한 셈이다.

재가 의료급여사업 협력의료기관 업무협약식
지난 2월 11일 진행한 재가 의료급여사업 협력의료기관 업무협약식. 사진 부천시 제공

부천시는 올해 의료급여 지역형 특화사업의 일환으로, 요양 및 한방병원에 60일 이상 장기입원 중인 의료급여 수급자에 대한 실태조사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장기입원을 최소화하고 대상자를 선정해 1대 1 사례관리도 진행할 계획이다.

박화복 부천시 복지국장은 “재가 의료급여 사업은 장기 입원 환자의 지역사회 복귀를 돕고 재정 안정화에도 기여하는 성공적인 복지모델”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대상자가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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