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오 전략무기화” 미 의회 경고
상원 NSCEB 보고서
“3년 안에 뒤처진다”
150억달러 투자 촉구
미국 의회가 중국의 급속한 바이오테크 분야 발전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며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연방상원 신흥생명공학국가안보위원회(NSCEB·이하 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의회가 향후 5년 동안 생명공학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최소 150억달러를 투자하고 미국 내 제조를 강화하기 위한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이 지난 20년간 생명공학을 전략적 우선순위로 삼아 이 분야를 무기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215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이 미국의 의학 발전보다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 기술이 농업과 같은 다른 분야나 심지어 군사적 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위원회는 중국이 특정 희토류 광물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경우 ‘생물학의 무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강조했다.
보고서의 권고 사항 중에는 미국 국가안보기관 및 보건복지부와 협력하는 기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중국 기업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는 미국이 중국의 가파르게 부상하는 생명공학·의약 산업을 전략적 위협으로 인식하고 경계심이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은 이미 약품 원료와 복제약품을 미국에 대규모로 수출하고 있으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바이오테크 분야 허브 국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스트라제네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존슨앤드존슨 등 주요 제약사들이 중국에서 개발된 약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서방의 주요 투자자들도 중국의 바이오테크 유망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12월, 머크앤코는 중국의 한소제약과 비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실험용 알약을 개발해 판매하기로 하고 1억1200만달러, 마일스톤이 충족될 경우 최대 19억달러에 달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WSJ는 블루스타 바이오어드바이저 파트너 폴 장의 말을 인용해, “처음에는 신발과 스니커즈를 더 빠르고 저렴하고 더 좋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그런 다음 아이폰을 더 빠르고 더 잘 만드는 방법이었다. 이젠 생명공학과 AI를 더 빠르고 더 잘 구축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3년 안에 중국에 뒤처질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국가 생명공학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대통령 집무실 내에 국가 생명공학 조정 사무소를 설립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의회에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할 약 10억달러의 기금 조성을 요청했다.
또 의회가 민간 기업과 협력해 국방에 필요한 중요 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건설하고 정부의 제조 공장 네트워크 개발에 자금을 지원할 것을 요청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