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 오늘 사저로…대선 개입 주목
파면 후 일주일 만 … 경호인력 40여명
관저서 막판까지 경선주자·지지자 면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일주일 만인 11일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본격화된 가운데 이른바 ‘윤심정치’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윤 전 대통령측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5시 한남동 관저를 나와 서초동 사저로 돌아간다. 2022년 11월 7일 서초동을 떠난 지 약 2년 5개월 만이다. 윤 전 대통령 내외는 현재 키우고 있는 11마리의 반려견·반려묘를 모두 데리고 이동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에서는 수석급 참모진이 관저를 찾아 배웅할 예정이다. 다른 직원들은 자율 의사에 따라 관저를 찾아 윤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대선 경선 주자들이나 윤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온 국민의힘 인사들도 배웅을 할 가능성이 있다.
윤 전 대통령이 관저를 나서거나 사저에 도착해 메시지를 내거나 차량 탑승 전 지지자들에 대한 인사를 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윤 전 대통령측 관계자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 이미 지지 또는 반대 집회가 매일 9건씩 한 달간 신고된 것으로 알려져 사저 주변은 당분간 혼잡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후 관저에 머문 일주일간 국민의힘 경선주자들과 만나거나 지지자들을 만나며 정치적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저울질해 왔다. 탄핵반대 운동을 벌여온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10일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스스로 공개했다. 경선 주자들 중에선 이철우 경북지사,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만난 것으로 파악됐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는 통화를 했다.
윤 전 대통령과 접촉한 인사들이 전한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미 국민의힘 경선과 연계되어 해석되고 있다. 이 경북지사가 전한 “대통령이 되면 사람을 쓸 때 가장 중요시 볼 것은 충성심”이라는 메시지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저격한 것으로 해석되는 식이다.
윤 전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진 한 전 대표는 10일 대선출마 선언을 하며 “적절한 때 연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내 경선에서 윤 전 대통령 지지층이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편, 대통령경호처는 관련 법규 등 규정에 따라 역대 전직 대통령 수준으로 윤 전 대통령 경호팀을 구성했다. 경호 인력은 40여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경호법에 따르면 파면된 경우 경호 기간은 5년으로 단축되지만, 요청에 따라 최장 10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