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재반등 금융시장 ‘불안 여전’

2025-04-11 13:00:37 게재

폭락 후 급등하던 증시 다시 내리막

대중 관세 145%로 하루 만에 상향

관세협상 불안정이 금융시장 흔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90일 상호관세 유예조치에는 미 국채금리의 이상 급등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국채 매도세가 커지면서 10년물 금리가 4.51%, 30년물 금리가 5.02%까지 상승하며 금융 시장에 공포감을 촉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한발 물러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10일(현지시간) 오전 장중 4.26%로까지 떨어졌던 10년물 국채금리는 다시 4.48%까지 반등했다. 폭락 후 급반등하던 뉴욕증시도 하루 만에 다시 내리막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관세를 하루 만에 145%로 상향 조정하는 등 미중 갈등 격화가 우려되면서 트럼프의 일시적인 시장 달래기는 금융 시장 안정과 신뢰 회복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격화에 전날 상승분을 반납하며 2,400선에서 하락 출발한 1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시간으로 11일 오전 10시 현재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48%로 전일 대비 9bp(100bp=1%p) 오른 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다시 하락하면서 채권 금리 상승 폭은 오히려 더 커졌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7일 연 3.86%에서 급상승해 연 4.5%까지 이틀 만에 0.6%p 이상 오르면서 2001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30년물 국채금리는 4.94%로 전일대비 10bp 급등했다. 30년물 수익률은 3거래일간 약 50bp 급등했다. 이는 1982년 이후 가장 빠른 증가 속도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관세의 부정적 반응으로 지속된 주가 급락은 갑작스럽고 뒤늦게 등장한 ‘트럼프풋(트럼프가 주가하락을 방어할 것이라는 기대)’에 의해 급반등했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존재하는트럼프 관세 부담과 중국산 수입가격 급등 및 관세협상 불확실성 등을 경계하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하루 만에 다시 급락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 방송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대해 채권시장이 강력하게 경고했고, 결국 대통령이 이를 경청하여 잠재적 재앙을 피했다”며 “하지만 10일 증시가 다시 폭락하면서 시장 안정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국채금리 이상 급등 현상을 두고 의문이 커졌다. 관세 우려로 안전자산인 미국채 수요가 늘면서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것이 상식적인데, 반대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무차별 관세정책이 역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중국·일본 등 미국의 무역국들이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로 얻은 달러로 미 국채를 매입하고, 미국이 이를 통해 적자 재정을 운영하는 것이 최근 미국 경제 운영의 기본 메커니즘이었다.

트럼프의 상호관세로 미국의 무역국들이 미 국채를 살 수 있을 정도로 달러 흑자를 보지 못하면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고, 결국 미 국채금리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금리가 급등한 원인으로 △변동성 지수(MOVE) 급등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대한 불확실성 △미국 국채 수급에 대한 우려 등”이라며 “국채금리의 급등에 따른 후폭풍은 상당 기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금융 전문가 루이-빈센트 게이브는 “미 국채가 아시아 시장에서 유독 크게 하락한 점은 중국의 매도를 뒷받침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중국이 미 국채를 매각한다면 미국의 정책 기조와 상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영숙·이주영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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