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역선택 방지’ 경선…한동훈, 윤석열 언급 자제

2025-04-11 13:00:35 게재

오늘 출마선언 나경원, ‘1차 민심 100%’에 불만

완전국민경선 주장한 유승민 “좀 더 고민해 결정”

국민의힘이 21대 대선 경선룰을 10일 확정했다. 1차 경선은 일반국민 여론조사 100%로 4명을, 2차 경선은 선거인단(당원) 투표 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으로 2명을 선발하게 된다. 모든 경선 여론조사에는 ‘역선택 방지 장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역선택 방지’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의 응답만 조사에 반영하는 장치다. 다른 정당 지지자의 응답이 배제되기 때문에 결과가 ‘당심’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탄핵 반대’와 ‘윤심’에 해당하는 후보가 경선 통과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이 경선룰을 놓고 일각에서는 탄핵 찬성 입장을 분명히 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출마를 선언한 한 전 대표는 “오직 서로를 물어뜯고 상대를 쓰러뜨리려는 정치가, 온 국민을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었다”면서 “그 과정에서 벌어진 비상계엄과 30번의 탄핵은,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우리나라가 이런 나라였나’ 할 정도로 국민의 자존심에 크나큰 상처를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가 지적한 것처럼, 30번의 탄핵소추와 일방적 법안 처리를 남발한 이재명 민주당의 책임도 대단히 크다”면서 “우리는 법원의 선고가 아니라 국민의 선거로 이재명 민주당을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낸 자신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에서 계엄 선포 초반에 계엄 반대 메시지를 내고, 계엄 해제 의결과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에 앞장섰던 사실을 강조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출마선언 후 윤 대통령과의 소통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기회가 되면 연락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완전국민경선을 주장해온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역선택 방지’ 적용으로 출마 여부에 대한 고심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유 전 의원은 경선룰과 관련해 “당이 결정한 것에 대해 좀 더 고민해 저의 결정을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면서 “다음 주 초 등록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제 결정을 말하겠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당원 50%, 일반국민여론조사 50%’로 하더라도 역선택 방지를 적용하면 사실상 당심 100%와 마찬가지라며,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100% 완전국민경선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11일 오후 대선 출마선언을 예정한 나경원 의원도 경선룰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서 나 의원은 “우리 당은 늘 경선룰을 바꿔왔다”면서 “그러니까 늘 불공정한 이야기가 나오고 늘 특정후보를 위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룰이라는 것은 선수들이 뛰기 전에 미리 정해야 하는 것인데, 갑자기 당원을 뺀다든지 하는 부분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1차 경선이 일반국민 여론조사 100%로 이뤄지는 것이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 구속 당시 구치소 접견과 탄핵 직후인 지난 5일 대통령 관저를 방문하며 ‘윤심’을 표방해온 나 의원으로서는 일반국민 여론조사 100%보다는 당심이 더 반영되는 50대 50이 더 유리할 수 있다.

한편 경선룰이 확정된 10일 여권 잠룡으로 꼽혔던 이들의 불출마 선언도 이어졌다. 김기현 의원과 박형준 부산시장,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이번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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