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광명 철도 공사현장서 13시간만에 1명 구조
중장비 투입 어려워 밤샘 작업
50대 근로자 1명 아직 못 찾아
12일 자정 주민 대피명령 해제
11일 붕괴사고가 발생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에서 20대 근로자가 13시간 넘게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그러나 다른 근로자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여서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광명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굴착기 기사 A씨는 전날 오후 3시 13분쯤 발생한 붕괴 사고로 지하 30여m 지점에 고립돼 있다가 밤샘 구조작업을 통해 이날 오전 4시 27분 무사히 구조됐다. A씨는 의식이 비교적 또렷한 상태이며 구조대가 자신의 몸을 짓누르고 있던 잔해를 치우던 동안에도 구조대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장시간 잔해에 깔려있던 만큼 자세한 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고립 초기부터 전화통화가 가능했던 A씨의 위치를 찾아낸 뒤 구조대원들이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이 접근했지만 붕괴된 잔해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중장비를 투입하지 못한 채 구조작업을 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광명시 일직동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사고 현장에 있던 근로자 18명 중 16명은 안전이 확인됐으나 하청업체 소속 A씨는 붕괴 현장에 고립됐다가 13시간 만에 구조됐고 포스코이앤씨 소속 50대 근로자 1명은 여전히 실종된 상태다. 소방당국은 경찰과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 기법을 동원해 실종 근로자의 소재 파악에 주력하며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고 이후 광명시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11일 오후 5시 54분 재난문자를 통해 사고 현장 주변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렸다. 한국전력과 삼천리는 해당지역의 전력과 도시가스를 차단했다. 대피 명령을 받은 주민은 인근 아파트 642세대 2300명과 오피스텔 주민 144명이다. 이들은 주로 친인척이나 지인 집으로 이동했고 일부 주민은 시가 지정한 대피소인 시민체육관와 학교 7곳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이날 오후 8시 현장브리핑에서 “사고 현장 주변 아파트에 계측기가 설치돼 있어서 지속적으로 안전을 확인해왔는데 어제 오늘 사이에 변인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문가들과 함께 계측 결과를 살펴보고 아파트 입주 가능여부를 판단해 알리겠다”고 말했다.
광명시는 12일 0시 10분을 기해 주민 대피명령을 해제했다. 광명시는 “경기도, 국토교통부, 국가철도공단이 안전점검을 진행한 후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입주자 대표와 입주 여부 판단을 위한 회의를 거쳐 귀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사고대책본부를 꾸렸고 신안산선 민간투자사업 시행자인 ㈜넥스트레인도 현장에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한 상태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사고 원인과 관련한 기초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