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신흥국 통화·국채 흔들

2025-04-14 13:00:01 게재

블룸버그 “비관론 커져”

미국 트럼프정부 관세가 촉발할 격변으로 신흥국 자산이 향후 더욱 손실을 볼 것이라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은 신흥국 통화 대부분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완만히 하락할 것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중남미 국가들의 통화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골드만삭스는 “달러가치 하락이 다른 경제선진국 통화 가치에는 부양 효과를 내겠지만, 신흥국 통화는 아닐 것”으로 예상했다.

신흥국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관은 높은 편이다. 최근 펀드매니저들은 트럼프발 무역전쟁으로 신흥국 자산을 회피하는 상황이다. 콜럼비아 페소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최근 신흥국 통화 가운데 가치하락이 가장 심했다. 헝가리 자산운용사 ‘홀드 알랍케젤로’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현재 불확실성으로만 이미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MSCI 신흥국지수는 지난주 3.7%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반정부 시위가 거센 튀르키예, 정부지출 확대로 재정이 불안정한 인도네시아, 계엄령과 탄핵으로 이어진 한국 등의 정치적 격변은 신흥국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간스탠리는 튀르키예 리라화가 올해 말까지 더욱 약세를 띨 것이라며 기존 전망을 하향하며 캐리트레이드를 자제할 것을 조언했다. 정치적 위기로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튀르키예는 미국 관세폭풍으로 100억달러 정도 추가 감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모간스탠리는 “관세 관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외국 투자자들이 리라화에 대한 포지션을 추가로 줄일 전망이다. 리라화에 대한 자국민 수요가 튀르키예 외환보유고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저렴해진 신흥국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 홀드 알랍케젤로는 “폴란드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유럽 방위비 지출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데 베팅했다”고 말했다.

반면 자산운용사 RBC블루베이는 “트럼프 전략들은 다른 나라 정치 지도자들을 대담하게 만들어 급진적 전략을 추진하게 만들 것”이라며 “신흥국 시장 변동성이 보다 극심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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