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은행’ 사전 검사 착수…‘고위험 영업점’ 집중 점검

2025-04-15 13:00:07 게재

금감원, 은행 잇단 금융사고에 유사 위험 확인 나서

지주사 ‘신한투자증권 1300억 사고’ 관리 책임 검사

금융감독원이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14일부터 사전 검사에 착수했다. 최근 은행권의 잇따른 금융사고로 검사 일정을 다소 앞당겼으며 부당대출 등을 확인하기 위해 고위험 영업점에 대한 집중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14일 금감원 관계자는 “사전 검사 이후, 오는 28일부터 정기 검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신한은행에서 판매한 상품들의 특성을 분석해서 특정 상품의 쏠림 현상이 심한 영업점 등을 선별해 영업점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PF, 가계대출 등 특정 상품의 쏠림이 있거나 지점장 전결 대출이 많은 영업점이 검사대상으로 선정될 전망이다.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 중 지점장과 팀장이 공모했거나 부동산PF 대출 관련 사건이 빈발하는 등 신한은행에 유사한 위험이 있는지 확인에 나선 것이다.

◆“사고 많지 않았지만 안심 못해” = 최근 5년간(2020~2024년) 신한은행의 금융사고 건수는 22건으로 사고금액은 76억5600만원이다. 우리은행(1143억원), 국민은행(855억원), NH농협은행(526억원), 하나은행(145억원) 등 5대 은행 중 사고액이 가장 적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사고가 있었는데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른 은행에서 발생한 사고 유형과 유사한 사례들을 살펴보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사고가 많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며 “실제 들여다보면 뭔가 나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위조된 서류를 이용해 부당대출을 해준 신한은행 직원이 1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경법상 수재)로 검찰에 구속됐다. 지난달에는 직원이 허위대출 방식으로 3년간 17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공시됐으며 지난 2월에는 대규모 전세대출 사기 사건으로 인해 19억9800만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금감원은 은행검사 부문 업무설명회에서 “그간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내부통제 지배구조 선진화 노력에도 대형 금융사고 및 불건전 영업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형식적 내부통제, 지주 경영진 중심의 의사결정 관행, 온정적 조직문화 만연으로 내부견제 장치 작동이 비효과적인데 기인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권 금융사고 건수는 지난해 128건, 금액은 1903억원으로 전년도 61건, 730억원과 비교해 사고건수는 210%, 사고금액은 261% 증가했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혁신방안 및 여신 프로세스 개선방안 현황 점검 △고위험 영업점에 대한 내부통제 점검 활성화 등을 검사 기본방향으로 제시했다. 또 △금융그룹의 리스크 관리 현황을 입체적으로 진단 △해외대체투자, 부동산PF 등 고위험자산 리스크 관리현황 점검 등을 취약부분 사전 점검 항목에 포함시켰다.

◆지주사 검사 ‘자회사 관리’에 초점 =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검사는 자회사 관리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신한투자증권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매매와 관련해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단순한 투자 손실이 아니라 직원들이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를 해서 벌어진 일이다. 직원 2명은 지난해 8월 선물 거래를 하는 과정에 국내외 증시가 폭락, 13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나자 이를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오히려 스와프 거래를 통해 이익이 난 것처럼 증권사 전산 시스템을 조작한 혐의로 올해 1월 기소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 사건은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주사들이 자회사에 대한 권한은 많지만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게 문제”라며 “부동산PF의 경우 지주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문제라고 판단하면 조정을 하고 비은행권의 규모가 커지면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그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달 28일부터 정기검사에 착수해 5주간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가 발견되면 검사 기간이 늘어나게 된다.

금감원은 지난달 BNK금융지주와 부산·경남은행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에는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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