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8천만원 피싱범 잡은 부부 택시기사
우연히 연속 탑승 ‘행동 수상’ 감지
위험에도 신고, 경찰 감사장 수여
부부 택시기사가 합심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금 3억8000만원을 범죄조직에 전달하려 한 수거책을 검거했다.
서울 강동경찰서 형사과는 14일 보이스피싱 의심 신고를 통해 피싱 수거책을 검거하는 데 기여한 부부 택시기사에게 감사장과 신고보상금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강동서에 따르면 아내인 A씨는 지난 3월 19일 오후 2시쯤 경기 화성시에서 보이스피싱 수거책 60대 C씨를 차량에 태웠다. A씨는 택시 탈 필요가 없는 너무 가까운 거리를 목적지로 말하고 하차 위치도 보통의 승객이 요구하는 곳과 다른 C씨의 행동이 의심스러웠다.
이때 마침 다른 택시를 모는 남편 B씨로부터 연락이 왔다. 남편은 5분 전에 C씨를 하차시켰는데 목적지를 자주 바꿔 이상하다 생각하던 중 혹시 아내가 그를 태웠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전화를 한 것이었다.
이후 부부는 수거책이 눈치채지 않게 통화하면서 112에 신고했다. 목적지로 향하면서 경찰과 암호 형식으로 위치를 공유했다.
결국 경찰은 강동구 노상에서 C씨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수사 결과 C씨는 카드배송 수법으로 정부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로부터 3억8000만원 수표를 건네받은 뒤 조직원에게 전달하려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카드 오배송을 직접 취소해야 한다고 전화번호를 알려준 뒤 대포계좌 범죄에 연루됐다며 불안감을 조성하는 수법”이라며 “이후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한 뒤 돌려주겠다는 방법을 쓴다”고 말했다.
경찰은 “부부 합심 덕분에 범인을 검거하고 고액 피해를 예방한 사례”라며 “위험을 무릅쓰고 적극적으로 112 신고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