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다음주부터 무역협상 개시

2025-04-15 13:00:34 게재

베센트 미 재무 “먼저 타결하는 국가가 유리”

워싱턴 방문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만날 듯

'미국LNG 수입확대로 무역흑자 줄이기' 모색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이 다음주 한국과의 무역협상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먼저 합의하는 국가가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의 협상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만남을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최 부총리는 21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최 부총리는 워싱턴 방문 기간 중 베센트 장관을 만나 관세 부과 조정 및 양국의 무역수지 균형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베센트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지난주에는 베트남, 수요일(16일)에는 일본, 다음 주에는 한국과의 협상이 있다”면서 “(협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먼저 움직이는 사람의 이점(first mover advantage)”이 있을 것이라며 “보통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하는 사람이 최고의 합의를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베센트 장관은 상호관세 90일 유예가 끝나기 전 협상타결 국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제의 무역(협정) 문서가 아닐 수 있지만 우리는 원칙적인 합의(agreement in principle)를 할 것이며 거기서부터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완전히 없앨 수도 있냐는 질문에 “각 국가들에게 ‘당신의 최선의 제안(A game)을 가져오라’고 말한다”며 “뭘 들고 왔는지 보고 거기서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압박했다.

베센트 장관은 지난 9일 미국은행연합회(ABA) 행사에게 본인이 무역협상을 이끌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 관가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협상 전체를 주도하는 것은 아니며, 그는 일본에 특화된 미국의 협상대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무부 장관이기 때문에 관세 부과 및 조정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맞다.

앞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14일 열린 4차 경제안보전략TF 회의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중심으로 협상단을 구성하고, 이른 시일 내 방미를 추진해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미국과 조선·LNG·무역균형 등 3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하루 이틀 사이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와 관련해 한미간 화상 회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국은 다음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안 장관은 대한국 상호관세율이 25%로 제시된 가운데 이뤄지는 이번 협의에서 미국의 최우선 관심사인 무역균형 추구를 위한 우리측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상호관세 면제 또는 완화를 요구할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교역에서 660억달러(약 94조원)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따라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을 확대해 우리나라의 무역흑자 폭을 줄이는 방안이 대안 중 하나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천연가스를 도입한 국가들은 호주 카타르 말레이시아 미국 순”이라며 “국익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다른 국가들로부터의 LNG 도입 물량을 줄이고 미국산 LNG 수입을 늘릴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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