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빈 방문 시진핑 “무역전쟁 승자 없다”
주변국과 반미전선 모색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이하 현지시간) 주요 교역국이자 ‘형제국’인 베트남을 1박 2일 일정으로 국빈 방문했다. 18일까지 이어지는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의 첫 일정이다. 미국의 무역전쟁에 맞서 주변국들과 반미 전선을 구축하려는 행보다.
신화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트남 주석궁에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을 가졌고, 이후 양측은 공급망 강화·철도 협력 관련 협정 등 수십 건의 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베트남 공산당 기관지 인민보는 중국과 베트남이 지난 2월 승인한 약 80억달러(약 11조원) 규모 양국간 철도 건설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베트남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서 중국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면서도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엔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수혜국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산 상품의 대미 우회수출 경로로 찍혀 46%의 상호관세 부담을 안게 됐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중국산 제품을 베트남으로 들여와서 ‘베트남산’으로 생산국 표시만 바꿔 이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불법환적 단속을 강화하는 등 미국의 관세를 낮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반면 시 주석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에 맞서 양국 공동 대응을 역설했다. 시 주석은 이날 인민보 기고문에서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주의에는 출구가 없다”면서 “다자간 무역체제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국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