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중국 성장전망 3.4%로 대폭 내려
내년 성장 전망은 3% 유지
미국 관세폭탄이 주 요인
교역국들도 타격 불가피
스위스계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가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주요 투자은행 중 가장 낮은 3.4%로 제시하며, 향후 성장 흐름은 당국의 정책 대응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UBS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종전 4%에서 3.4%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 성장률은 기존 전망대로 3%를 유지했다. 이 두가지 수치는 주요 IB들의 중국 성장 전망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UBS 수석 이코노미스트 왕타오는 “관세 충격은 중국 수출에 전례 없는 도전을 제기하며, 국내 경제 전반에도 큰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골드만삭스도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4.5%에서 4%로 내려잡았다. 씨티그룹도 4.7%에서 4.2%로 내린 바 있다. 대부분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해 설정한 ‘약 5%’의 공식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경제가 올 1분기까지는 비교적 견조세를 보이겠지만, 미국이 부과한 145%의 관세가 장기화하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쓰더라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포인트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게 UBS의 분석이다.
UBS는 향후 몇 분기 내에 중국의 대미 수출이 최대 3분의2 수준까지 급감하고, 달러 기준 연간 수출도 약 10%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UBS는 중국 정부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GDP의 2%에 해당하는 재정 부양책을 추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중국 인민은행이 이르면 이달 중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금리를 최소 0.3~0.4%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계 IB 바클레이스는 중국이 3월 발표한 2조4000억위안 규모의 부양책에 추가로 최대 7조5000억위안(미화 1조달러 이상), 즉, 올해 GDP의 약 5%에 해당하는 추가 재정 부양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도 성장률은 약 4%에 그칠 것으로 봤다. 5%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부양 규모가 12조위안(GDP의 9%)에 가까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UBS의 예상대로 중국의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지면, 이는 전 세계 GDP성장률을 0.6~0.9% 낮추는 파급력을 갖는다. 글로벌 수요가 약화돼 세계적 기업들의 실적도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중국과 교역이 많은 한국, 일본, 독일, 호주,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이 영향을 받게 된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전체 수출 중 중국 비중(홍콩 제외)은 19.7%다.
게다가 중국은 세계 최대의 구리, 철광석, 석탄, 원유 등 원자재 수입국이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원자재 수요 감소로 이어져 브라질, 칠레, 인도네시아, 남아공 같은 자원 수출국 경제에도 심대한 타격을 주게 된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