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시장, 트럼프 아킬레스건
수익률 다소 진정됐지만
감세안 협상 앞두고 불안
지난주 미국채시장은 거센 매도세가 발생하며 트럼프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 다소 진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에서 기술제품 일부를 유예한다고 밝히면서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미 의회에서 감세안을 두고 충돌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15일(현지시각) “트럼프 관세폭탄 이전부터 미국채시장은 이미 ‘방안의 코끼리’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안을 두고 ‘크고 아름답다(big beautiful)’고 자찬하지만 의회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방안의 코끼리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말하길 꺼리는 문제를 말한다.
의회에 계류중인 예산청사진은 향후 10년간 최대 5조3000억달러(약 7700조원)를 감세하고, 연방정부 지출을 40억달러(약 5조원) 삭감하는 대신 부채한도를 5조달러(약 7200조원)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 재정매파들의 이견이 상당하다. 현재 미의회는 2주간 휴지기에 돌입했다. 이달 마지막주 다시 연다. 트럼프정부는 미국 현충일인 5월 마지막주 월요일을 기한으로 감세안을 확정하는 게 목표다.
압투스 캐피털어드바이저스 채권 헤드인 존 루크 타이너는 “다소 잠잠해진 국채시장 분위기가 오래 지속하지 않을 수 있다”며 “7조5000억달러로 추정되는 미국채가 몇년 내 만기가 돌아올 것으로 추정되고 트럼프정부 감세안에 따라 잠재적으로 약 2조달러 이상의 신규국채가 쏟아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채권운용사 ‘루미스 세일리스’의 채권 매니저 매튜 이건은 “감세안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국채시장은 결국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일 수 있다”며 “트럼프의 관세폭탄과 향후 미국부채가 얼마나 추가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국채시장이 우선순위임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지난 9일 교역국들에 대한 전면적인 관세를 유예하면서 “국채시장은 매우 까다롭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채 10년물 경매가 원활히 진행된 이후 “나는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현재 국채시장은 괜찮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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