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발생 돌연변이 유전자 확인
강남세브란스병원·USC 연구팀
우리나라 연구팀이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 처음으로 두경부암 발생 전 단계 병변(전암 병소)을 ‘3차원 오가노이드 모델’을 개발 작업을 통해 두경부암 초기 발생에 중추적으로 관여하는 유전자 역할을 밝혔다. 오가노이드는 우리 몸 장기가 수행하는 기능과 구조를 비슷하게 만든 작은 입체 조직이다. 치료 반응이 좋지 않아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 생존율 향상과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소중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14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이비인후과 박영민 교수팀은 미국 유에스씨(USC) 두경부센터 Dechen Lin 교수 및 남제현 박사 등과 공동 연구팀을 꾸려 편평상피세포암종의 전암단계에서 침습성 암으로 진행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 역할을 관찰했다.
편평상피세포암종은 상부소화기도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암종이다. 두경부암은 음식 섭취와 언어 구사에 관여하는 인체 부위에 발생하기에 치료가 어렵고 해당 부위를 소실하면 삶의 질이 급격하게 낮아진다. 두경부암은 발생하기 전 전암 병변의 치료 방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두경부암 조기 발생 과정의 기전을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연구팀은 72명에 달하는 편평상피세포 암환자로부터 323개의 다중 영역 종양 샘플을 추출하여 분석한 결과, ‘MLL3 유전자 돌연변이’가 초기 편평 상피가 신생물로 진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양성 편평상피가 침습성 편평세포암으로 발달하는 과정을 재현하기 위한 오가노이드 모델를 제작했다. 인간과 쥐 구강 조직에서 정상 편평 상피를 추출해 세계 최초로 3차원 편평상피 오가노이드 모델을 만들었다. 완성된 오가노이드 배양을 통해 연구팀은 MLL3 유전자 돌연변이가 초기 편평 상피가 신생물로 진화하는데 주요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MLL3 유전자 돌연변이는 편평상피세포 종양 초기 형성 과정에서 변이로 인하여 기능을 소실해 암발생을 촉진시키게 된다.
연구팀은 ‘MLL3/GRHL2’ 단백질 복합체가 인핸서라는 유전체 조절 부위에 작용해 항종양 면역 기능을 조절해 종양 내 림프구 침윤에 관여하는 것을 증명했다. 박 교수와 남 박사는 “MLL3‘ 유전자 돌연변이가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면역항암제 효과를 낮추는 기전을 동물 모델로 규명함으로써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 생존율을 높이고 새 면역기반 치료제 개발에 단초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