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기대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ETF 출시 잇따라
삼성·KB·한화자산운용 ETF 3종 동시 상장
AI 기술 발달…저출산·고령화·인건비 상승
산업 성장성 및 빅테크 기업 안정성 확보
전세계적으로 로봇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테마 상장지수펀드(ETF) 3종이 신규 출시됐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AI(소프트웨어)와 몸체(하드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인간과 유사한 동작 수행이 가능한 인간형 로봇으로 인간의 노동을 상당 부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생성형 AI 기술이 발달한 가운데 저출산·고령화,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산업 성장이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45.5% 전망 =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와 로봇 기술이 빠르게 결합하면서 산업용 로봇을 넘어 인간형 로봇의 상용화가 가시화하고 있다.
한재권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 교수는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 타워에서 열린 ‘RISE ETF 휴머노이드로봇 세미나‘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신체적 특성을 모방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한 로봇”이라며 “최근 원가 절감과 기술 고도화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로봇의 상업적 활용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로봇 산업은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하면서 장기적인 성장 테마로 자리 잡을 가능이 크다.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전기차 자율주행 기술에 로봇을 접목하며 빠른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유사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성장을 기대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월 발간한 “The Humanoid 100” 보고서에서 미국의 75% 직종과 40% 노동력을 휴머노이드 로봇이 침투할 수 있는 시장으로 가정해 오는 2050년에는 6300만대의 로봇이 보급, 3조달러 시장 규모를 전망했다. 휴머노이드의 노동 대체는 2030년부터 가시화되며 2040년경 서빙 로봇은 170만대로 피크아웃하고, 아직 로봇이 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간호 업무, 세일즈, 일반 사무 업무도 각각 100만대 이상의 로봇이 침투하기 시작한다.
골드만삭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2035년까지 최대 205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테슬라,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미래에 모두가 1대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소유할 것”이라며 2040년경 휴머노이드 100억대 보급을 전망한 바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달 열린 GTC 2025에서 “제조업 공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광범위하게 활용할 날은 5년도 남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3년 약 24억달러에서 2032년 약 660억달러 규모로 향후 10년간 약 27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45.5%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미국 제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핵심솔루션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 부활 정책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며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를 레버리지로 미국 내 공장 건설을 압박하고 있다”며 “로봇의 공장 투입으로 인건비 감축을 시도한다면 평균 임금이 높은 시장일수록 로봇의 대체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내 휴머노이드가 침투 가능한 노동 시장 규모는 3조달러에 달한다.
◆자산운용사별 투자 전략 크게 달라 =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 ‘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 KB자산운용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 한화자산운용 ‘PLUS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 등 3개 ETF가 동시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은 141만9757주,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은 16만8777주,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는 24만8007주가 거래됐다. 거래 종가는 삼성 코덱스ETF가 9815원, KB 라이즈ETF는 1만40원, 한화 플러스ETF는 9980원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사별로 투자 전략은 크게 달랐다.
먼저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ETF는 미국 휴머노이드 및 부품 제작사,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과 그에 투자하는 기업을 키워드 방식으로 선정한 후, 휴머노이드 관련도를 반영한 조정 시가총액 가중으로 투자하는 패시브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은 기술력과 자본력을 토대로 향후 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기업들의 성장성을 높게 보며 △테슬라 △엔비디아 △아마존 등 AI 기술력과 자본력을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생태계를 선도하는 미국 빅테크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여타 휴머노이드 로봇 ETF와 달리 테슬라, 엔비디아, 아마존과 같은 주력 기업에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부여, 전체 포트폴리오의 최대 15%까지 담을 수 있도록 해 차별화했다. 이 외에도 팔란티어(8.3%), 마이크로소프트(7.7%), 알파벳(4.7%), 퀄컴(3.7%) 등 빅테크 기업의 비중이 두드러졌다.
KB자산운용의 라이즈(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 ETF는 미국 휴머노이드 관련 기업들을 3개 카테고리(하드웨어·소프트웨어·로봇 응용기업)로 분류해
카테고리별 키워드 점수 상위 종목을 키워드 점수 가중으로 투자하는 패시브 상품이다.
KB자산운용 역시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에 집중했지만 종목 선정 방식에서 대형언어모델(LLM)을 이용한 분석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과 연관성이 높은 종목을 선별해 빅테크에 집중되지 않고 밸류체인 전반에 해당하는 기업들을 균형 있게 투자한다. KB자산운용은 성장 초기 단계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성장하면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기업들도 골고루 성장할 것이라 판단하면서 3개 분야 투자 종목을 분야별로 각 7개씩 선정했다. 포트폴리오에는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함께 세계 최초의 복강경 수술 로봇 ‘다빈치’를 개발한 ‘인튜이티브 서지컬’, 산업용 로봇 제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락웰 오토메이션’ 등 로봇 전문기업의 비중도 높게 가져간다.
편입 종목별 비중은 △테슬라(10.6%), △인튜이티브 서지컬(10.4%), △엔비디아(10.2%), △테라다인(8.5%), △락웰 오토메이션(8.0%), △오로라 이노베이션(6.6%), △지브라 테크놀로지스(6.4%) 등의 순이다.
한화자산운용의 플러스(PLUS) 글로벌 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 ETF는 미국, 한국, 일본, 유럽의 휴머노이드 및 부품(구동기 및 센서)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형으로 미국만이 아니라 일본과 국내 주식에도 투자하는 유일한 글로벌 투자 상품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부품기업에 70% 비중으로 분산투자하고, 완성 로봇 기업 2개사에는 30% 투자했다. 한화자산운용은 구동기 및 센서가 휴머노이드 로봇에 필수적인 부품인 만큼 관련 기업들의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이런 투자 방식을 선택했다. 미국 기업을 41%가량만 보유하고 있다. 대신 국내 기업을 약 20%, 일본 기업을 약 30% 지니고 있다.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투자 비율은 약 70%로 설정했다. 한화자산운용은 “로봇 산업의 구조적 성장성을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핵심 소부장 기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완성 로봇 기업인 테슬라와 레인보우로보틱스에는 각각 20%, 10% 비중으로 투자한다. 뒤이어 구동기 제조사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스와 에스피지 비중을 4.3%, 3.6%로 채웠으며 센서 회사 화낙은 3.3% 담았다.
또한 액티브 운용을 하면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한화자산운용은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현재 초기 단계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주는 비상장 된 스타트업 기업들이 많다는 점에서 이들 기업의 기업공개(IPO)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