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다이닝브랜즈 배당 빼가기 도 넘었다

2025-04-16 14:03:26 게재

5년간 5303억원 배당 잔치, 영업이익 78% 해당

납품단가 올려 영업이익 창출 … 가맹점은 하락

홈플러스 사태를 초래한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기업으로부터 현금 빼내가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MBK가 인수한 다이닝브랜드그룹(다이닝브랜즈)은 영업이익 90%에 달하는 현금 배당을 결정해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다이닝브랜즈는 지난해 매출이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 넘게 늘었다.

지난해 다이닝브랜즈 매출은 전년대비 4.3% 감소한 5127억원에 그쳤다. 매출이 전년대비 감소한 건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 1위가 교체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눈에 띄는 건 다이닝브랜즈가 2023년 12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점이다. 다이닝브랜즈는 2023년 12월 말 뿌링클치킨을 비롯한 주요 제품 85개 가격을 최대 3000원 올렸다. 1만8000원이던 뿌링클 한 마리는 2만1000원이 됐고 후라이드치킨과 골드킹은 1만7000원에서 2만원으로, 바삭클은 2000원 오른 1만8000원이 됐다. 3000원이 오른 뿌링클만 놓고 보면 16.7% 인상이다. 가격을 10% 넘게 올렸음에도 매출이 역신장했다는 것은 실제 판매 추이가 더 떨어졌다는 의미다.

매출은 떨어졌지만 다이닝브랜즈 영업이익은 반등했다. 2023년 1203억원에서 지난해 1337억원으로 11.1% 증가했다. 2021년 1538억원 이후 2년 연속 영업이익이 줄다가 3년 만에 반등했다. 매출이 감소한 만큼 영업이익률은 22.5%(2023년)에서 26.1%로 크게 뛰었다.

장사는 안 됐지만 본사가 거둬들인 수익이더 많은 이유는 가맹점에게 판매하는 제품 납품가격을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이닝브랜즈는 2023년 말 가격 인상과 함께 닭고기와 파우더 소스 포장재 사이드메뉴 등 5개 품목 납품가를 평균 8.8% 올렸다. 가맹점주 수익개선을 위해 소비자 가격을 올렸다고 주장하면서 가맹점이 부담하는 원재료 납품가도 올린 셈이다. 가맹점 수익개선보다 본사 수익개선을 위한 가격인상이라는 분석이다.

가맹점 연 매출은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다이닝브랜즈 가맹점 평균 연간 매출액은 2021년 6억3253만원에서 2023년 5억4672만원으로 13.5% 축소했다. 같은 기간 3.3㎡당 평균 매출액도 3187만원에서 2727만원으로 줄었다.

MBK는 다이닝브랜즈를 현금창출원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이닝브랜즈가 벌어들인 이익잉여금은 가맹점 매출 증대를 위한 투자비용으로 쓰이기보다는 고스란히 대주주에게 흘러간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이후 다이닝브랜즈는 최근 5년간 지급한 배당금은 총 5303억원(2020년 406억원·2021년 750억원·2022년 1568억원·2023년 1359억원, 2024년 1220억원)에 이른다. 이는 같은 기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6823억원 7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MBK 엑시트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서 결국 이자 부담등을 소비자와 가맹점이 떠안는 구조”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다이닝브랜즈그룹은 이사회를 거쳐 적법하게 지주사로 배당을 하고 있으며, 지주사인 GGS가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MBK가 지주사 주요 투자자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단순 투자자로 경영에 간섭하지 않고 다이닝브랜즈그룹은 회사 경영진 결정과 판단에 따라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MBK는 2018년과 2020년 각각 1482억원, 5700억원 등 총 7182억원을 GGS에 투자했다. MBK는 이를 통해 GGS 최대 주주 자리를 확보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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