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복귀 후 출입국본부장 돌연 사의
윤석열 출금 사실 공개 질책 ‘뒷말’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헌법재판소의 탄핵기각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국금지했던 출입국본부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뒷말을 낳고 있다. 사의 표명 배경에 윤 전 대통령 출국문제와 관련한 박 장관의 강한 질책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배상업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지난 10일 박 장관이 직무에 복귀한 이후 갑자기 사직서를 내고 14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배 본부장은 휴가중인 상태로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앞서 법무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수사기관의 신청을 받고 지난해 12월 9일 당시 윤 대통령을 출국금지한 바 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는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배 본부장은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 전 대통령 출국금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출국금지했다”며 “한 5분, 10분 전에 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11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배 본부장이 특정인의 출국금지 여부를 공표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윤 전 대통령의 출국금지 사실을 공개한 데 대해 질책했다고 한다. 당시 박 장관이 격노하면서 고함 소리가 장관실 밖에까지 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배 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업무보고 직후다. 이 때문에 박 장관의 강한 질책을 받고 배 본부장이 사표를 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배 본부장은 법무부 출입국 기획과장, 인천출입국·외국인청장, 출입국정책단장,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해 8월 내부 승진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 임명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출국금지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사의 표명의 구체적인 사유는 알 수 없다”며 “사표 수리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내일신문은 배 본부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