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시장, 노량진 전철 밟나

2025-04-18 13:00:45 게재

입점위한 입찰 무산

상인들 “시설 미비”

부산시는 18일 자갈치아지매시장 입점을 위한 현장 점포 추첨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점포 입점을 위한 추첨은 16일과 17일 이틀간 실시하려 했지만, 접수된 신청서가 불과 2장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시가 추첨 참여를 독려했지만 대부분 상인들이 참여하지 않았다. 이는 관리비를 포함한 사용료가 비싼데다 물 공급 및 화장실 등 기본 시설조차 미비한 문제에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6월 말 개장 예정이던 자갈치아지매시장 개장은 하반기로 미뤄졌다. 시가 상인들과 협상을 통해 미비한 시설을 보수한다지만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점포 사용료부터 문제다. 이전을 위해 지은 2개의 건물 용도지역이 달라 비용이 3배 차이가 난다. 같은 면적의 점포를 쓰더라도 한 곳은 준공업지역이고 다른 건물은 상업지역이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18일 자갈치아지매시장 입점을 위한 현장 점포 추첨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사진 부산시 제공
더 큰 문제는 시설미비다. 화장실이 이용하기 불편한데다, 화물전용 엘리베이터가 없어 승객용을 사용하다보니 상시 비린내와 바닥 물고임 문제가 제기된다.

상인들은 약한 해수관 수압 또한 설치할 때부터 꾸준히 요구해 왔지만 시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반발한다.

정재우 상인연합회장은 “인근 현대화시장도 수압 때문에 개장 후 몇 차례나 개선공사를 했고 영업을 중단하기 일쑤였다”며 “B동 지을 때부터 A동과 관로를 같이 사용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상인들은 무작정 입점을 미루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수압문제만 해결되면 나머지 문제들은 추후 해결되더라도 입점에 응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시 역시 상인들과 협의를 통해 입점시기를 최대한 당길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상인들의 요구를 정확히 들어보고 개선할 부분은 개선해 입점 절차를 새로 밟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갈등을 제대로 봉합하지 않으면 노량진수산시장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점이 제기된다. 2016년 새건물이 지어졌지만 매대 공간이 좁고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상인들이 입점을 거부했다. 수협이 노점철거를 위한 강제집행에 나서며 물리적 충돌과 소송전이 벌어지는 갈등을 낳았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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