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영어 친밀감’ 키운다
동대문구 신체활동 결합해 놀이처럼
첫걸음부터 완성 단계까지 맞춤지원
“빨강팀~ 던져볼까요? 30점!” “파랑팀은 누가 던지나요? 25점!”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 매주 수~금요일 오후 지하 1층 교육장이 떠들썩해진다.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과정 ‘원어민 영어랑 놀이랑’ 시간이다. 수요반은 체육, 목요반과 금요반은 각각 요리와 보드게임을 하면서 영어를 배운다. 수요반 수업이 진행된 지난 16일 아이들은 점수가 써진 원통형 풍선에 고리를 던져 넣으면서 각종 운동 종목에 대해 익혔다. 미국 공립학교 교사 출신인 원어민 강사가 놀이 중간중간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이끌어냈다.
21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지난 2일 시작한 상반기 ‘영어랑 놀이랑’은 오는 25일까지 이어진다. 아이들이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기르고 학교 영어수업에 대비할 수 있도록 놀이 중심으로 준비했다. 구는 “초등학교 3학년이면 교과과정이 시작되는데 놀이처럼 배우면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며 “함께 운동과 게임을 하면서 협동심과 사회성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내 초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희망자를 모집해 3개 반을 꾸렸다. 어떤 활동을 매개로 영어를 접할 것인지는 보호자와 학생이 선택하도록 했다. 공개모집에서 총 52명을 선정했고 동주민센터를 통해 취약계층 학생 한명씩 총 14명을 추천받았다.
전문업체에서 섭외한 원어민 강사와 한국어가 능숙한 보조교사가 수업을 진행하는데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까지 호응도가 높다. 지난해 ‘실용영어’ ‘영어과학’ ‘영어미술’ 과정에 아이를 보낸 학부모 51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했는데 평균 90.89%가 나왔다. 특히 ‘또 기회가 생긴다면 참여하겠느냐’는 질문에는 41명이 ‘매우 그렇다’, 10명이 ‘그렇다’를 택해 96.1%를 기록했다. 가장 크게 느끼는 아쉬움이 ‘4주는 너무 짧다’였다. 구 관계자는 “영어 거부증이 없어졌다거나 원어민 강사가 무섭지 않다는 반응이 가장 많다”며 “영어에 대한 동기부여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수강신청을 한 학부모들 반응도 비슷하다. 이문초 1학년 준우 엄마 김경희(39)씨는 “아이가 영어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서 처음에는 두려움을 가졌는데 지금은 일찍 가서 선생님과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한다”며 “놀이로 접근했는데 언어로 받아들이는 게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역시 이문초 1학년인 수호와 아현이를 ‘영어체육’에 보낸 손미라(40)·장정현(46)씨는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지루해 하는데 신체 움직임이 곁들여지니 더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대문구는 ‘영어랑 놀이랑’을 비롯해 영어 첫걸음부터 완성 단계까지 든든한 길잡이를 자처한다. ‘영어랑 놀이랑’은 그 중 준비기에 속한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생까지 ‘강화기’는 영어와 친해지는 단계다. 여름·겨울방학동안 외국어대학교와 함께 영어체험교실을 진행한다. 회화 생활체험 활동 등을 통해 실용영어를 배운다. 영어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을 위한 ‘보충기’, 문법과 독해에 집중하는 ‘도약기’까지 외국어대가 함께한다. 국제 감수성을 키우는 ‘적용기’,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진행할 수 있는 ‘유지기’까지 구에서 지원한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놀이기반 영어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자신감을 키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학령별 맞춤 영어교육을 지원해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도시 동대문구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