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과 함께 금강산 유람
서울 강서구 특별기획 전시
개관 16주년 기념, 6월까지
서울 강서구가 겸재 정선과 함께 북녘의 금강산을 유람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강서구는 겸재정선미술관 개관 16주년을 기념해 특별기획 전시 ‘아! 금강산, 수수만년 아름다운’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진경(眞景) 문화’ 거장으로 꼽히는 겸재 정선은 60대 중반에 현재 강서구 일원인 양천현 현감으로 부임해 ‘양천팔경첩’ ‘한양전경도’ 등을 남겼다. 강서구는 당시 양천현청이 있던 자리인 궁산 아래쪽에 지난 2009년 마곡동에 겸재정선미술관을 조성했다. 미술관에서는 조선 후기 화풍과 함께 겸재가 직접 답사하며 화폭에 담은 우리 산하를 만날 수 있다. 당시 진경산수화에 관한 다양한 정보도 제공한다.
개관 16주년을 맞은 올해는 금강산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 서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 국내 유수의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과 이응노 변관식 등 근현대 동양화 거장들 주요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이 소장한 ‘겸재정선화첩’과 국립중앙박물관이 보유한 전(傳) 김홍도의 ‘해동명산도’ 등 희귀 소장품이 구립미술관으로 첫 나들이를 한다.
22일 막을 올린 전시는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시대에 따라 금강산이 갖는 의미와 변화를 조명한다. 1부 ‘성지에서 진경으로’는 조선 화가들이 금강산을 화폭에 재현하며 진경산수화를 구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겸재정선화첩’과 ‘해동명산도’를 비롯해 이풍익의 ‘동유첩’ 등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소장품들을 다채롭게 만날 수 있다.
2부는 ‘기억과 심상의 공간’을 주제로 꾸몄다. 한국 근현대를 이끈 동양화 거장들이 다양한 금강산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변관식의 ‘금강사계’를 비롯해 이응노의 ‘몽견금강’, 황인기의 ‘오래된 바람’ 등 당대를 대표하는 작가 8명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분단의 현실 속에서 가고 싶지만 갈 수 없었던 금강산을 각각의 화풍으로 담아냈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전시는 오는 6월 25일까지 이어진다. 강서구는 오는 24일 오후 4시 개막식을 열고 관람객을 맞을 예정이다. 2층 원화전시실에서는 금강산 관련 작품과 서적 19점을 감상할 수 있다. 기획전시와 연계한 ‘금강예찬’이다.
강서구는 고품격 유물과 작품이 대거 공개되는 이번 기획전시가 공립미술관 위상을 높이고 지역문화에 품격을 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접하기 어려운 귀중한 소장품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65일간 열리는 전시를 통해 많은 주민들이 아름다운 금강산과 우리 미술의 진면목을 감상하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