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걷기앱 ‘통합건강관리플랫폼’ 진화
손목닥터 9988로 대사증후군까지 관리
보건소 데이터 연계, 주간·월간 단위로
당류 절감·금연·치매관리까지 확대예정
서울시 걷기앱 ‘손목닥터9988’이 종합건강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22일 시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손목닥터9988 가입자들은 대사증후군 관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거나 진입단계에 있는 환자들은 25개 자치구 보건소에 등록 후 관리를 받고 있다. 스스로 신청해 보건 당국의 관리를 받고 있는 시민 수는 약 10만명이다. 고혈압 고혈당 비만 혈중 지질 이상 등 대사 관련 질환을 세가지 이상 가지고 있는 경우를 뜻하는 대사증후군은 우리나라 성인들이 가장 많은 병원비를 지출하는 항목이다. 50대의 절반 가까이가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고 그만큼 건강보험공단 재정에도 영향을 끼친다.
기존 보건소는 문자 안내 등 소극적 방식으로 관리한다. 하지만 시는 손목닥터9988을 활용해 주단위, 월단위로 미션을 주고 보상을 제공하며 6개월까지 생활습관이 안착될 수 있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게임형식의 캐릭터와 스토리도 도입할 예정이다. 대사증후군은 생활습관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는 만큼 재미와 참여 동기를 제공해 지속적으로 앱 접속 및 건강관리가 가능하도록 만든다는 목표다. 시 관계자는 “만성질환으로 가면 호전이 어렵고 현상 유지 수준에 그칠 수 있다”며 “그 단계로 가기 전에 집중적인 관리를 통해 대사증후군 환자를 줄이고 많은 시민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가입 및 사용법도 최대한 편리하게 만들고 있다. 손목닥터 기존 회원 중 대사증후군 환자는 앱에서 ‘연결하기’ 기능만 추가하면 되고 보건소 관리 대상자는 손목닥터 앱을 휴대폰에 깔고 기능을 연결만 하면 된다.
회원 수가 증가하면서 손목닥터9988의 활용범위는 다각도로 넓어지고 있다. 시는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비만과 이를 초래하는 당류 관리에도 손목닥터를 접목할 계획이다. 자치구 건강센터와 연계해 노인 건강 전반을 관리하는 작업도 구상 중이다. 이 밖에도 금연클리닉을 온라인에서 운영하고 나아가 대표적 노인질환인 치매관리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60·70대 사용자 크게 증가 = 사업 초기 손목닥터는 워치(손목시계형 기기)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했다. 기존 스마트워치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인식도 생겼다. 하지만 앱으로 전환한 뒤 오히려 가입자와 참여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휴대폰은 누구나 가지고 다니고 거기에 앱을 깔기만 하면 별도 기기 조작없이 걷기 현황을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제한을 낮추고 가입 연령 상한을 없앤 것도 회원 수 증가에 보탬이 됐다. 사업 초기인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60대 참여자 비율은 11.9%, 70대 이상은 1.7%였으나 제도 개선 이후 60대 17.2%, 70대 7.6%로 증가했다. 이달부터는 청소년 건강관리를 위해 최저 연령을 18세로 낮췄다.
건강을 위해 걷기만 했는데 돈까지 생긴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손목닥터9988은 공공이 운영하는 앱으로는 이례적으로 큰 흥행을 하고 있다. 4월 초 기준 가입자가 207만명을 돌파했고 걷기 참여도도 계속 증가해 최근 2년 사이 하루 기준 4.7%, 주간 기준 9.4%씩 걸음 수가 늘었다. 매일 걸을수록 포인트가 더 쌓이고 쌓인 포인트로 돈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로 자리잡은 것이다. 8000보당 200포인트(70세 이상은 5000보 기준)가 지급되는데 지급된 포인트는 약 25만개에 달하는 서울페이 가맹점에 전부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시는 다음달 앱서비스 경진대회를 준비 중이다. 민간기업과 협업을 통해 건강관리 콘텐츠를 더욱 다양화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공모로 선정된 콘텐츠를 손목닥터9988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민간 참여 기회와 시민의 서비스 선택 범위를 확대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사증후군 관리를 기점으로 당류저감 금연 치매 등 통합건강관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