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지역’ 협력으로 도시 바꾼다
고대캠퍼스타운 보행로 개선
학생 아이디어 사업에 반영
대학과 지역이 힘을 합쳐 도시를 바꾸고 있다.
23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건축학과 학생들과 성북구가 협력해 안암동 문화거리 보행로 개선 사업을 일궈냈다.
해당 제안은 고대 캠퍼스타운사업 일환으로 진행된 대학-지역 연계수업에서 학생들이 제출한 내용이다. 학생들은 자연대 캠퍼스에 신축된 정운오IT교양관에 인접한 노후 도로 및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안전한 통학로를 조성하기 위해 거리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학생들은 지역 조사부터 설계까지 아이디어 제공에 주력했다.
강의를 맡은 고려대 캠퍼스타운 심현남 연구교수는 “실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동선을 특정하고 위험 요소와 활용 방안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현장 밀착형 디자인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대학-지역 연계수업을 통해 도출된 제안은 고려대와 성북구 간 협력을 거쳐 실제 사업에 반영됐다. 이 과정에서 성북구 관계자는 건축학과 대학원 설계 수업에 직접 참여해 실무자 입장에서 아이디어 발전방향을 조언했다. 해당 제안이 적용된 사업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진행 중인 ‘고려대 캠퍼스타운 문화가로 및 안전거리 2단계 사업’이다. 본래 공사 구간이었던 고려대로 22길뿐 아니라 자연대 캠퍼스와 주변 통학로를 잇는 가파른 경사로까지 공사 범위에 포함했다. 캠퍼스타운 관계자는 “겨울철 낙상 방지, 여름철 빗물 유출로 인한 통행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캠퍼스타운사업은 2017년 고려대학교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도시계획 및 대학-지역 연계, 창업 진흥 모델이다. 대학의 고유 자원을 활용해 지역을 경제·문화·환경적으로 활성화 시키는 사업이다. 공공 위주로 진행되던 지역발전을 대학이 주체가 되어 추진하는 혁신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서울 20개 대학 캠퍼스타운 사업을 통해 창업 기업 1000개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12억원을 투입해 AI 등 첨단 핵심산업 기업을 집중 지원한다. 대학별 입주 경진대회를 통해 우수 기업을 발굴, 창업 공간을 제공한다. 캠퍼스타운은 서울지역 대학 창업 시설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1000개 기업 가운데 교내 창업 기업을 40% 수준으로 확대하고 교내 창업 활성화를 위해 창업 지원시설 입주 조건을 완화할 예정이다. 우수 외국인 유학생 창업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창업대학원 신설 등 학사 제도도 도입한다.
원정연 고려대 캠퍼스타운 추진단장은 “캠퍼스타운에선 해외 창업 인재 유치, 정주형 창업 지원 등 서울시의 도시발전 방향에 맞춘 수업을 진행하며 아이디어 발굴을 넘어 도출된 제안을 실제 사업에 적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면서 “대학의 최대 강점인 우수한 인재를 지역 혁신의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학-지역 연계, 도시혁신의 새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