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일반회사채 발행 61% 줄어…시설투자 ‘0’
6.5조 감소, 91.8% 채무상환 용도
지난달 기업들이 발행한 일반회사채 규모가 전월 대비 61% 가량 급감했다. 통상 3월은 연초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집행이 마무리되는 시점인데다 미국 관세 정책 발표를 앞두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2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일반회사채(금융채 제외) 발행규모는 4조202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5680억원(61%)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액(4조6420억원) 보다 줄었으며, 자금용도별 발행 비중에서 차이가 컸다. 작년에는 채무상환(차환) 용도 비중이 67.5%, 운영자금 16.8%, 시설투자 15.7%로 나타났지만, 올해 3월은 차환 비중이 91.8%로 크게 늘고 운영자금은 8.2%로 줄었다.
특히 시설자금 용도의 발행은 없었다. 올해 1~3월 시설투자 용도의 일반회사채 발행은 5652억원으로 전년 동기(8500억원) 대비 2838억원(33.5%) 감소했다.

금감원은 “전월 운영자금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로 운영자금 목적 발행 비중이 하락(18%p)한 반면, 차환 목적 발행 비중은 상승(20.0%) 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우량주 비중이 늘었다. 신용등급이 AA등급 이상 회사채 발행 비중은 71.2%에서 78.3%로 상승한 반면, 비우량주인 A등급 회사채 발행 비중은 25.9%에서 18.4%로 하락했다.
중기채(1년 초과 5년 이하) 발행 비중이 95.2%에서 95.6%로 늘었고, 장기채(5년 초과) 발행 비중도 2.7%에서 3.1%로 상승했다. 반면 단기채 비중은 2.0%에서 1.3%로 하락했다.
금융채를 포함한 회사채 전체 발행 규모는 21조3478억원으로 전월(27조5635억원) 대비 6조2157억원(22.6%) 감소했다. 금융채 발행 규모는 15조2259억원으로 전월 대비 6420억원(4.0%) 줄었다.
신용카드사와 증권회사가 발행하는 금융채는 전월 대비 각각 9200억원, 1조2400억원 줄어든 반면, 할부금융사와 기타금융사의 발행 규모는 각각 1조4101억원, 8740억원 증가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액은 1조9199억원으로 전월(9256억원) 대비 9943억원(107.4%) 증가했다. 특히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발행 규모가 6400억원으로 전월(2250억원) 대비 4150억원(184.4%) 늘었다. P-CBO는 중견·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 등이 신용을 보강해 발행하는 ABS를 말한다.
3월말 기준 전체 회사채 잔액은 704조6800억원으로 전월(701조6950억원) 대비 2조9860억원(0.4%)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655조9000억원)와 비교하면 7.4% 늘었다. 지난달 주식 발행 규모는 4690억원으로 전월(4432억원) 대비 259억원(5.8%) 증가했다.
한편 3월 기업어음(CP)와 단기사채 발행 실적은 118조8299억원으로 전월(118조1406억원) 대비 6893억원(0.6%) 증가했다. CP 발행금액은 29조1500억원으로 전월(35조6633억원) 대비 6조5133억원(18.3%) 감소한 반면 단기사채 발행금액은 89조6798억원으로 전월(82조4773억원) 대비 7조2025억원(8.7%) 증가했다.
3월말 기준 단기사채 잔액은 69조4380억원으로 전월말(67조4182억원) 대비 2조198억원(3%) 늘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