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권 만들었던 친윤 ‘각자의 길’
윤상현·이 용, 김문수 캠프로
이철규·유상범, 홍준표 도와
친윤 54명 ‘한덕수 출마’ 촉구
윤석열정권을 만드는 데 앞장섰던 친윤(윤석열)이 ‘탄핵 대선’을 앞두고 ‘각자의 길’을 걷는 모습이다. 서로 미는 후보가 다르다. ‘반탄(탄핵 반대)’까지는 동행했지만, 대선을 놓고는 각자의 이해와 생각이 엇갈리는 것이다.
탄핵 반대에 목청 높였던 윤상현 의원은 23일 김문수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됐다.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수행을 맡았던 이 용 전 의원은 이번에는 김 후보 수행단장으로 합류했다. 친윤 박수영 엄태영 인요한 의원도 캠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들 친윤 인사들은 김 후보와 한덕수 권한대행과의 후보단일화를 적극 지지해 눈길을 끈다. 김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만든 뒤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구상이다.
홍준표 캠프에는 윤핵관 이철규 의원이 힘을 보탠다.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 의원은 캠프에서 직책을 맡지는 않지만 경선 초기부터 조용히 ‘홍준표 서포터즈’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출신 친윤 유상범 의원은 홍준표 캠프 총괄상황본부장을 맡고 있다.
4강에서 탈락한 나경원 캠프에는 대통령실 출신인 강승규·임종득 의원이 함께 했다. ‘반탄’에 앞장섰던 김민전 의원이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사실 대부분의 친윤은 ‘한덕수 지지대열’에 발을 걸치고 있다. 김문수 캠프에 합류한 박수영 의원은 지난 14일 “의원 54명이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판장에 서명한 54명의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친윤 의원들이라는 전언이다. 상당수 친윤 의원들은 ‘한덕수 대망론’에 기대를 걸고 한 대행의 출마선언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친윤 인사는 23일 “(친윤이) 윤 대통령을 만들 때는 뜻을 함께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뚜렷한 구심점이 없고, 생각도 서로 달라 각자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물론 (대선) 본선에서는 누가 후보가 되든 재집권을 위해 다시 뭉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친윤이 새 정부에서도 ‘단일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많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