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역성장, 추가 기준금리 인하 압박받을 듯

2025-04-25 13:00:30 게재

“작년 10월 이후 인하 효과 2분기 이후 기대”

은행 이자부담 경감 확인…소비 선순환 관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역성장(-0.24%)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더 커질 전망이다. 소비와 투자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가계 이자부담 경감을 통해 민간소비를 뒷받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24일 기자설명회에서 “(2분기 이후)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 같다”며 “내수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긴 어렵지만 민간소비 중심으로 소폭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0%에서 0.25p 인하한 이후 올해 2월까지 세차례에 걸쳐 0.75%p 내렸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각종 채권금리 등 시장금리와 은행권 조달금리 지표인 코픽스 등이 하락해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기까지 일정한 시차가 필요하다. 이 국장의 설명은 이러한 시간차를 고려하면 올해 2분기 이후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이 경과한 지난달 각종 시중금리 지표는 상당 정도로 하락했다. 한은에 따르면, 대표적 시장금리인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 기준 3.10%에서 올해 3월 말 2.77%로 0.33%p 하락했다. 같은 기간 CD금리는 3.43%에서 2.84%로 0.59%p, 은행채는 3.38%에서 2.84%로 0.54%p 내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등과 연동된 코픽스도 잔액기준으로 지난해 10월(3.58%) 대비 올해 3월에는 3.30%까지 내렸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3.37%에서 2.84%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중 조달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0월 기준 4.97%에서 올해 2월 4.80%로 소폭 하락했다.

가계대출 금리가 더디지만 조금씩 하락하면서 이자부담이 일부 경감되고 있다는 지표도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국내 최대 대출자산을 가진 KB금융지주가 24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대출채권에 따른 이자수입은 5조85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3.3%)와 직전인 지난해 4분기(-2.5%)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이는 대출총액이 지난해 4분기 대비 0.9%,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것에 비해 그만큼 이자 부담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이날 실적발표를 하면서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에도 조달비용 절감 노력을 통한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 가계 이자부담은 연간 3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10월 이후 0.75p의 기준금리를 인하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9조원 가량 감소하고, 추가 금리인하에 따른 부담경감은 시차를 두고 더 확대될 수 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와 이에 따른 이자부담 경감이 곧바로 소비 확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있다. 이 국장은 “코로나19 이후 폭발한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의 교체 주기가 다가오는 등 긍정적 기대가 있다”면서도 “가계부채가 높고 고령화 진전 속도가 빨라 소비가 둔화되는 구조적 요인은 문제”라고 했다.

한편 한은은 다음달 2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통화정책방향과 올해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 등을 발표한다. 특히 수정 경제성장률을 2월 전망치(1.5%)보다 크게 낮춰 1% 안팎까지 하향하면 경기 부양을 위한 적극적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7일 기자설명회에서 “향후 3개월 이내에 추가 인하 가능성을 금통위원 모두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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