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30% 인하' 공공배달 승부수
서울시·신한은행·18개 치킨
배달앱 독점깨고 가격 인하
서울시가 공공배달 활성화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시는 25일 신한은행, 18개 치킨 프랜차이즈와 업무협약을 맺고 ‘서울배달 +가격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서울배달 +가격제는 서울시와 신한은행 프랜차이즈 본사가 각각 가격을 분담해 치킨값을 낮추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서울배달+땡겨요’ 앱을 이용해 배달전용상품권(15%) 땡겨요 할인쿠폰(5%) 프랜차이즈 본사 프로모션(10%)을 적용하면 최대 30% 저렴한 가격에 치킨을 주문할 수 있다.

그간 소비자와 치킨가게들은 불만이 많았다. 독점업체들로 인해 배달비는 오르고 배달비 때문에 제품 가격만 높아진 탓에 소상공인들 매출엔 보탬이 되지 않았다.
배달시장 안정화를 위해 서울시가 만든 공공배달앱도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워낙 시장 점유율과 인지도가 낮아 낮은 배달비(2%)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 선택을 받지 못했다.
시에 따르면 시와 협약을 맺은 18개 치킨 프랜차이즈는 배달앱 시장 점유율 약 39%를 차지한다. 이들 업체가 공공배달앱을 통해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면 다른 외식 업종의 동참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의 기대다.
업계에서는 가맹점 매출을 건드리지 않는 상태에서 30% 가격 인하는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치킨은 너무 많은 업체가 존재해 배달비 1000원, 서비스 음료 하나에도 주문이 갈리는 예민한 품목”이라고 말했다.
그간 국내 배달 시장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배달의민족 55.21%, 쿠팡이츠 27.57%, 요기요 13.19% 등 상위 3개 기업이 배달시장 95.96%를 점유하고 있다. 공공의 중재 등으로 배달료 인하가 수차례 시도됐지만 10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로 인해 번번이 무산됐다.
참여기업 현황도 배달 시장 변화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협약에 참여한 18개 치킨 프랜차이즈에는 BHC BBQ 굽네 네네 노랑통닭 처갓집양념 맘스터치 등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국내 치킨 브랜드 다수가 포함됐다.
공공배달앱으로 소상공인들이 이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수료가 저렴한 줄 알면서도 공공앱을 통한 주문이 적어 입점을 꺼리는 점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경기가 워낙 어려워 소비자들이 가격에 예민하다” 며 “30% 할인을 우리 업계에도 적용하자고 적극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