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독점 심사’로 파나마운하 제동
“CK허치슨 항만매각 심사 받아야”
트럼프 “미군 운하 무료통행” 주장
중국과 미국의 파나마운하 헤게모니 다툼에 반독점 심사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이날 성명을 내고 홍콩기업 CK 허치슨이 대부분의 항만 운영권을 미국 대형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이끄는 컨소시엄에 매각하려는 계획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시장감독기관은 거래 당사자들이 반독점 심사를 회피하려고 하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성명에서 “반독점 심사 승인을 받지 않고 기업 결합을 시행할 경우 법적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명시했다.
CK허치슨은 지난달 파나마운하 양 쪽에 있는 터미널 두 곳을 포함,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에 있는 자사 항만사업 부문의 지분 80%를 매각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사업 부문의 기업가치는 부채를 포함해 228억달러(약 32조원)로 평가받고 있다. 나머지 20% 지분을 보유한 싱가포르 PSA인터내셔널도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K허치슨은 53개 항만에서 터니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번 매각 대상에 홍콩과 중국 본토의 항만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번 성명은 16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대한 대응으로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블랙록 컨소시엄에 속한 세계 최대 선사 MSC(스위스) 그룹은 파나마운하 양쪽에 있는 항만 두 곳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분쟁이 해결되는 동안 나머지 거래를 먼저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허치슨그룹의 지분 매각은 파나마항만의 터미널과 그를 제외한 나머지 자산으로 구분돼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당국이 파나마운하의 허치슨 터미널 매각에 대해 제동을 거는 상황에서도 파나마운하를 되찾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26일(현지시간) “미국의 군함과 상선은 파나마운하와 수에즈운하를 무료로 통행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국 항로 지배권범위를 확장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 운하들은 미국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이 상황을 “즉각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는 지난달부터 세계 해상공급망의 7대 ‘초크포인트’(주요 길목)에 대한 종합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다음달 1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7곳은 파나나운하 수에즈운하를 포함 영국해협, 말라카해협, 북해해협, 싱가포르해협, 지브롤터해협 등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