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조기개항 무산 ‘부글부글’
갑작스런 공기 연장
입찰 무효화 가능성
가덕도신공항의 2029년 개항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부산지역 시민사회가 들끓는 분위기다.
미래사회를준비하는 시민공감과 가덕도허브공항시민추진단 등 부산지역 범시민사회단체는 29일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단독입찰이라는 약점을 이용해 공기를 2년이나 늘리겠다는 것은 부산시민들에 대한 약속을 저버리고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며 “가덕도신공항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특별법까지 제정하고도 3년이라는 시간을 낭비한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시정평가대안특위는 28일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상황이 오기까지 대응도 못한 채 2029년 개항만 외쳐온 박형준 시장은 시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부산시 역시 화들짝 놀라기는 마찬가지다. 김광회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은 28일 오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으로서는 유감스러운 결과로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를 전하게 돼 안타깝고 송구하다”며 “지역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신속히 착공할 수 있고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건설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이날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공사와 관련해 공사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내용의 기본 설계안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기간이 84개월에서 108개월로 24개월 연장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가덕신공항 건설 일정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활주로와 터미널 등 필수시설은 2029년까지 먼저 지어 개항하고, 나머지 잔여공사는 2032년까지 마친다는 계획이었다. 2년이 늘어나면 2029년 개항도 함께 미룰 수밖에 없다.
문제는 단순히 공사기간만 늘어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84개월이라는 입찰조건에 응해 수의계약에 참가했기 때문에 입찰자격 자체가 무효화 될 수 있다. 국토부는 “입찰 공고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설계 보완을 요구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다시 공사기간을 84개월로 되돌리지 않으면 입찰은 새로 진행되고, 지난해 3월부터 진행해 온 입찰일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늦어진 공기도 문제지만 지난해 네차례 입찰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참여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공사가 나타날 지부터 의문이다.
최인호 전 의원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순조롭게 입찰을 새로 거쳐도 착공준비 1년에 공사기간은 9년이 걸려 2035년 개항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