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혹시 해킹?’ SKT 이용자 불안 확산

2025-04-29 13:00:08 게재

데이터 증발, 강제 해지 … 피해의심 사례 속출

SK텔레콤 해킹 사태를 전후해 휴대전화 사용 중 피해의심 사례를 겪은 사용자들이 앞다퉈 상황공유에 나서고 있다. SKT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들의 정보유출 사건들까지 복합적으로 회자되면서 ‘어떤 일이든 해킹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SKT 정보유출 사건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한 포털 카페에는 피해 의심 사례 신고글이 줄을 잇고 있다.

A씨는 25일 와이파이를 끄자마자 데이터 사용량 경고 문자를 받았다. 데이터를 평소 월 평균 3~4GB 썼는데 이날은 20분 사이에 데이터 20GB가 날아갔다. 서둘러 데이터를 차단한 A씨는 “유심보호서비스와 번호도용문자 차단서비스는 이미 가입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T월드에 방문해서 문의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고 고객센터에 상담예약을 했지만 당일 통화가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B씨는 “SKT를 사용 중인데 갑자기 해지되고 U+에서 알뜰폰이 개설됐다고 연락이 왔다”며 “전화요금 결제수단 연동돼 있는 신용카드와 계좌도 싹 다 털렸다. 사건접수 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심지어 외부링크를 다운받은 적도 없다”며 “유심해킹 말고 뭐가 더 있겠느냐”고 답답해 했다.

C씨는 “나는 하지도 않은 카드결제 문자가 왔고 어머니는 밤 11시에 하지도 않은 금융거래 이력이 떠서 명의도용으로 해지 신청을 하려 한다”며 “전화연결이 안 될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D씨는 21일 딸의 휴대전화 번호로 명의가 도용돼 ‘틱톡 코인’ 구매로 19건의 소액결제가 이뤄진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명의도용이 확인돼 구글에서 환불을 해 줬다”며 “SKT는 모른다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계정에 대한 의심스러운 로그인시도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주부터 국제전화가 자꾸 걸려온다 △국제발신 문자가 급증했다는 등의 이상상황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이 많았다.

앞서 지난 26일 디시인사이드 한 갤러리에는 해킹 피해 사실을 인증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혼란이 일었다.

작성자는 자신의 명의로 총 8개의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 사실이 조회된다는 사진과 함께 “예비군 갔다 와서 휴대전화 확인해보니까 문자 폭탄이 와있길래 설마하면서 조회해보니까 이게 뭔가”라고 적었다.

누리꾼들이 해당 게시글에 “얼른 해지해야 한다” “이거 심각한데?”라고 댓글을 적으며 혼란이 가중됐으나, 또 다른 커뮤니티 이용자가 “내국인은 180일 이내에 3개 회선까지만 개통할 수 있다”며 위 사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면서 일단락됐다.

엑스(X) 이용자 ‘slm***’도 “SKT를 쓰는 지인으로부터 피싱 문자가 온다”며 “그 사람이 내 정보로 대출받았다는 내용인데 이 피해 어떻게 할 건가?”라고 피해를 호소했다.

SKT 및 관련·조사기관들이 이번 사태에 대한 정보공유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시민들이 모든 사례를 이번 사고와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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