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세월’ 유심교체…이용자 복장 터진다
첫 날 23만명 완료
100일 이상 걸릴 듯
SK텔레콤(SKT)이 유심 정보 해킹 대책으로 무상 유심교체를 시작한 가운데 교체 속도가 느려 이용자 불만과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29일 SKT에 따르면 28일 오후 6시 기준 유심 교체를 완료한 이용자는 2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알뜰폰을 포함해 2500만명 정도인 교체 대상자의 1%에도 이르지 못한다.
이 같은 속도로 유심교체가 이뤄지면 대상자 전부를 소화하는 데 100일 이상이 걸리게 된다. 영업점이 쉬는 날 등을 고려하면 넉 달 이상 걸릴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을 통해 유심 교체를 예약한 이용자는 263만명으로 집계됐다. 또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는 741만명을 기록했다.
SKT는 유심 교체와 물리적인 유심 부족 사태를 해결할 방안으로 ‘유심 초기화’를 검토하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28일 오전 유영상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해킹 사고 관련 사내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무상 유심 교체 서비스와 함께 소프트웨어 초기화 방식을 검토하겠다는 방침도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심 초기화는 유심을 교체하지 않고 초기화한 뒤 새로운 가입자 식별 정보를 넣는 것이다.
SKT 관계자는 “설명회 자리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은 맞다”면서도 “실제 실행을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 검토와 준비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해커에 유출된 정보가 무엇이고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하루빨리 밝혀야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사고 조사를 진행중인 정부와 SKT는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조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입을 닫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29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통상 이 같은 사고조사는 최소 1개월에서 길면 2·3개월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정확한 조사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선 드러난 곳 뿐 아니라 관련된 모든 장비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