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대선 부당 개입”…“자격없어, 사퇴해야”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재판 파기환송 선고
이재명 “제 생각과 달라 …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
국민의힘 “사법 정의 살아있어, 국민이 심판할 것”
대법원이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법 상고심에서 유죄 취지 파기 환송을 결정하면서 한 달여 남은 대선 정국이 요동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법원의 명백한 대선 개입이라며 반발하고 나섰고, 국민의힘 등은 이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비전형 노동자들과 간담회 마친 이재명 후보
민주당은 대법원 결정에 대해 당혹해 하면서도 이재명 후보 중심의 대선 체제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후보는 대법원 선고와 관련해 “법도 국민의 합의이고, 국민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종로구에서 비전형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 선고 결과에 대해 “제 생각과 전혀 다른 방향의 판결”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등이 후보 사퇴 요구를 한 것에 대해선 “정치적 경쟁자들 입장에서는 온갖 상상과 기대를 하겠지만 정치는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다. 국민 뜻을 따라야겠다”고 답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대법원의 부당한 대선개입”이라며 반발했다. 조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은 명백히 정치재판이고 졸속재판”이라며 “국민주권과 국민선택을 사법이 빼앗으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또 “지금은 법원의 시간이 아니라 국민의 시간”이라며 “민주당은 대법원의 대선 개입에 맞서 의연하게 국민을 믿고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와 민주당 경선에서 경쟁했던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페이스북에 “대법원마저 정치에 나선 것이냐”면서 “주권자인 국민이 결정할 것이다. 사법 위에 국민이 있다”고 썼다.
조국혁신당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번 선고를 ‘사법쿠데타’로 규정하고 대법원이 정치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사법 정의의 승리”라며 반기면서 이재명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진영 논리에 눈이 먼 2심 재판부 판결은 반법치·반헌법적 판결이었다”며 “대법원은 이를 빠른 시일 내에 바로잡았고, 국민은 늦게나마 사법 정의가 살아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후보를 향해 “그동안의 법 위반 행위에 대해 책임지고 재판 지연으로 국민을 우롱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즉시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파기환송심을 빠른 시간 내에 열어 6.3 대선 이전에 이 후보의 법적 리스크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도 했다.
김문수·한동훈 등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도 대법원 판결을 환영하며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 후보는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지금이라도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후보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환송심 절차가 남았다는 핑계로 대선에 그대로 나오겠다는 것은 ‘법꾸라지’ 같은 발상”이라며 “무자격 선수가 우격다짐으로 출발선에 계속 서 있겠다고 하면 관중들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오늘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은 이 후보에 대한 유죄 판단을 확정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민주당은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즉각적인 후보 교체를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환 김형선 박소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