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 설치하면 산불 진입 40분 빨라진다

2025-05-02 13:00:03 게재

국립산림과학원, 진화시간 비교 … 숲가꾸기로 공중진화율 높여야

산불 발생 시 임도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진입시간이 12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임도가 있는 경우 2㎞ 진입하는데 약 4분이 걸렸지만, 임도가 없는 경우 도보로 진입해 48분이 걸렸다. 특히 산불 진화에 필요한 진화장비를 수송하고 야간 진화에도 임도 유무에 따라 최대 5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김용관 국립산림과학원장이 지난달 30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산불 조기 진화와 예방을 위한 임도와 숲가꾸기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산림청 제공
2022년 경북 울진 산불 당시 산불진화임도를 통해 금강송 숲을 보호하는데 성공했다. 3월에는 경남 산청하동에서 발생한 산불에서도 임도 설치 유무에 따라 진화 시간이 9배까지 차이가 났다.

국내 주요 산림지대에 임도 설치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임도 설치율은 산림 1㏊ 평균 3.6m로 산림 경영 선진국인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10% 수준이다. 임업 선진국인 미국 일본 오스트리아는 산불 대응 전략 수립에 들어갔고, 핀란드는 임도망을 통해 산불 피해 면적을 건당 0.4㏊로 낮췄다. 미국 지리정보과학센터는 임도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숲가꾸기 사업 등을 통해 임도 설치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실시한 산불확산 모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소나무림을 대상으로 솎아베기 등 숲가꾸기를 실시할 경우 가연성 물질 저감 효과로 인해 산불 수관화 피해율이 약 4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 수행한 연구에서는 숲가꾸기를 통해 나무 사이 간격이 넓어져 공중 진화 효율이 최대 2배 이상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또 대형 산불이 발생한 미국 서부 침엽수림 지역에서도 효율적인 산불 연료 저감 방안으로 솎아베기와 하층식생에 대한 처방화입을 동시에 실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 방법을 통해 산불 위험도가 72% 감소했다.

김용관 국립산림과학원장은 “임도와 숲가꾸기는 산불 대응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앞으로 과학적 연구와 현장 중심의 기술 개발을 통해 산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산불 대응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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