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용산 철거민 자폭 테러” 이인기 영입 논란

2025-05-02 13:00:02 게재

김문수 지지선언하며 “이재명 부패” 지적

정의당·용산참사진상규명위 “인선 철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동선거대위원장으로 임명된 한나라당 출신 3선의 이인기 전 의원이 과거 용산 참사를 “자폭 테러”라고 비난하며 당신 진압했던 경찰을 감싼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이 전 의원은 지난달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출마를 지지하면서 이 후보를 향해 “각종 부패 문제로 얼룩져 있다”고 비판했던 전직의원 지지자 모임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권영국 정의당 대선후보는 “용산참사 당시 구속되었던 철거민들의 공동변호인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이인기 전 의원은) 용산 참사를 ‘알카에다식 자살폭탄테러’라고 매도하며 살인 진압을 합리화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한 인물”이라고 했다.

이어 “공권력의 총칼로 불법 쿠데타를 일으킨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 용산참사 막말 인사가 유력 대선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내란 트라우마의 재림”이라고 했다.

더불어 “이재명 후보의 ‘국민’에 용산참사 유가족과 철거민은 없느냐,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은 없느냐”며 “불과 한 달 전까지 탄핵을 ‘내란’으로 일컬은 적반하장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 인물을 영입하는 게 이재명 후보의 ‘통합’이냐”고 따졌다.

이 전 의원은 실제로 2009년 2월 11일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의에서 “(용산 철거민은) ‘다 함께 죽자’는 ‘알카에다 식 자살 폭탄테러’와 다를 것이 없다”며 “이번 용산 참사의 경우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한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농성자들이 뿌리는 시너를 뒤집어 쓴 채 화염병과 벽돌을 맞아가며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한 경찰관을 누가 비난할 수 있겠느냐”며 “화염병을 던지면 화염이 폭발해 다 죽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화염병을 던진 이 사람들을 비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지난달 7일엔 ‘김문수 장관의 대선 출마를 바라는 전직 국회의원 모임’에 이름을 올렸고 이들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는 윤 대통령 복귀를 통해 대한민국이 정상화되기를 바랐던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다”며 탄핵 반대 입장과 함께 이 후보를 향해 “각종 부패 문제로 얼룩져 있는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의 이재명 캠프 합류 소식이 전해지자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이재명캠프의 이인기 공동선대위원장 인선은 16년이 지나도 아물지 않은 유가족과 철거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라며 즉각적인 사과와 인선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인기 전 의원 임명은)국민통합을 말하며 철거민을 국민에서 배제하는 것”이라고 했다.

권영국 후보는 “국가폭력의 옹호자와 손잡고 할 수 있는 국민통합은 대한민국에 없다”며 “헌정질서를 수호하는 진정한 국민통합을 바란다면 이재명 선대위는 이인기 인선을 즉각 철회하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용산과 관련해 검증은 됐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보수진영과 영남(경북)지역을 겨냥해 이 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과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는 ‘통합’의 주요 메시지로 제시한 만큼 인선을 철회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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