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버린 FTA, 각국은 더욱 매진

2025-05-07 13:00:00 게재

인도-영국 FTA 타결 … 유럽·아시아·중남미 무역확대 잰걸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은 자유무역에서 발을 빼고 있지만, 전세계 많은 나라들은 오히려 더욱 매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각) “지난해 말 트럼프 당선 이후, 전세계 많은 나라들이 무역관계를 심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미국 고율관세 파괴력을 상쇄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는 영국과 인도다. 수년간 자유무역협정(FTA)을 논의하던 양국은 6일(현지시각) 협상타결을 선언했다. 12개국으로 구성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은 코스타리카와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회원 맞이를 고려하고 있다.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으로 구성된 ‘아세안+3’ 재무장관들은 최근 상호 무역을 늘려 글로벌 무역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캐나다와 아시아 국가들도 무역협정을 논의중이다.

유럽연합(EU)도 인도와 FTA를 협상중이다. 올해 말 협정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중남미 4개국과 예비 무역협정을 타결했다. 그리고 올해 1월 멕시코와의 FTA 개정을 선언했다. EU는 지난주 아랍에미리트와 무역협상을 시작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과의 협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EU는 전세계 나라들과의 무역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미국은 전세계 경제생산량의 약 26%, 전세계 수입량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떠난 자리는 전세계 나머지 국가들이 상호교역을 강화할 여지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차장을 지냈고 현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앨런 볼프는 “미국은 모든 나라들이 상호관세를 낮추는 촉매제로서 기능하고 있다”며 “미국이 신뢰도가 떨어지는 시장으로 전락하면서, EU와 캐나다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서로 무역을 강화하는 조치들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포괄적 고율관세에 직면한 많은 나라들은 두 갈래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하나는 관세를 낮추기 위해 트럼프정부와 협상을 하는 것, 두번째는 미국시장을 잃을 경우 이를 상쇄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교역 협력을 늘리는 것이다.

미국의 전면적인 관세조치로 올해 글로벌 무역은 둔화할 전망이다. 지난달 WTO 추산에 따르면 전세계 무역량은 올해 전년 대비 0.2%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2.9% 늘었다.

싱크탱크 ’유럽 국제정치경제센터‘의 무역전문가인 데이비드 헤니그는 “무역을 촉진하려는 각국의 움직임은 아직 이들 국가가 글로벌화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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